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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낯선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위로...
    쿠바 (cuba) 2017. 4. 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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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을 하고 아이와 주위 사람들에게 괜챦다며 잘 살고 있다며 열심히 살다가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떨어져서 나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선택했던 여행지가 

    쿠바였습니다.


    2주간의 쿠바 40대 아줌마 혼자하는 배낭여행.


    누군가가 미친듯이 열심히 살고 있다면 그러지 않으면 정말 미쳐버릴 것 같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혼을 한 뒤 아무렇지 않은 것 처럼 열심히 살다가 느꼈었습니다.


    특히 갑작스런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를 받고 혼란스러운 아들앞에서 엄마의 상처를 보이며

    혹은 엄마의 힘든 모습이 생각보다 길다는 것을 보이며 더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서

    괜챦은 척, 이제는 정말 괜챦은 척 열심히 살다보니 내 안의 상처가 더 이상은 못 하겠다고 아파죽겠다고

    고함을 지를때 혼자 쿠바로 떠났습니다.


    카톡, 페이스북, 밴드, 블로그, 카페...  내 스스로가 묶어 두었던 사람들의 시선으로 부터 나를 완전히 숨기기에도

    인터넷이 거의 안되는 쿠바는 딱 제격이었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도 없고 한국 사람도 별로 없을 배낭여행으로 가는 쿠바.


    낯선이들의 시선따위 신경쓰지 않고 길거리에서도 울고 싶을때 그냥 펑펑 울고 싶어서 선택한 나라였습니다.


    아프다고, 아파죽겠다고, 고함을 지르는 내 내면의 소리에 오롯이 귀 기울여주고 싶어서 떠난 여행.


    원래 계획에도 없었던 도시로 우연히 움직이게 된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으신 

    미국에서 오신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미국인 관광객은 거의 만난적이 없고 특히 영어를 쓰는 70대의 여행자를 로컬 시외버스 에서 그것도 내 옆자리에서 만났다는 것이 처음엔 너무 신기했습니다.


    쿠바를 미국인이 어떻게 오셨냐고 여쭈었더니 "종교비자" 로 오셨다는 말에 이분이 왜 제 옆에 지금 이 자리에 

    앉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에게 어떻게 이 여행을 오게 되었냐고 물어보시는 할머니 앞에서 어느새 술술 저의 아픔을 이야기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집안에서 처음으로 이혼을 한 사람으로 부모님께 집안의 창피가 되어버린 것이 너무 죄송하고 속이 상하다는

    이야기를 했을때 조용히 해주시던 이야기...


    "나도 35년전에 이혼했을때 우리 집안에서 처음으로 이혼한 사람이었어... 니가 어떤 심정인지 잘 알아..

    남의 잘못으로 니가 원망을 듣는다는 것이 어떤 마음인지도...  

    그런데 이 나이가 되어서 돌아보니 우리의 이혼은 잘 한일이었어.

    전 남편은 그 때의 여자와 결혼해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거든.

    나도 혼자서 지금까지 후회없이 잘 살고 있고..  아마 너의 이혼도 그런 걸꺼야.

    서로에게 필요했던 나중에 돌아보면 잘 한일이었던.  그리고 너도 멋지게 잘 살거고.

    그러니 조금만 울고, 힘내."


    이 할머니를 캐나다에서 만났다면, 일상의 삶에서 만났다면, 교회에서 만났다면,

     그때 그 할머니가 해주신 말씀이 주는 위로가 그렇게 컸을 것 같지 않습니다.

    흔히 해 줄 수 있는 위로라고 생각을 했을 테니요...


    그런데 쿠바라는 낯선 여행지에서 예정에 없던 일정위에서 미국인은 거의 여행이 불가능한 쿠바에서

    그것도 4시간동안 꼬박 함께 가야하는 버스 옆자리에서 ....

    나처럼 이혼을 하시고 혼자의 삶을 30여년간 잘 살아오신 할머니를 만나 나의 아픔에 공감을 받고

    위로를 받는 다는거...


    주님이 아니시면 누가 이런 위로를 준비해 주셨을까요.


    나를 위한 위로로 가득찼던 쿠바여행.  그때는 블로그에 쓸 수없었던 이혼뒤의 나의 여행기들...

    이혼 뒤 혼자 하는 여행들의 여행기를 쓰고 싶은 이유입니다.


    낯선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위로가 너무도 달콤했었기에...


    오늘 하루 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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