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면서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는 것은 나이를 먹어가며 더 알게 되는 것들 중에 하나인데요.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어찌보면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이 다반사인 인생을 잘 즐기는 스킬이 늘어나는 것일 것 같은데요.
이번처럼 오로지 오로라만 보고자 왔다가 여러가지 면에서 계획대로 되지 않은 여행을 하면서 새삼 이런 여행이 참 오래간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순간 적응이 잘 안되어서요.
그냥 하루종일 잠만 자도 괜찮을 것 같은 여행인데 정말 잠만 자는 저를 보며
어린 룸메이트는 늘 굿모닝~ 이란 인사로 저를 놀립니다.
나도 저들처럼 몇일을 막 움직이고도 쌩쌩하던 때가 있었는데 말이지요.
이제는 오로라 헌팅 몇밤 했다고 몇일 밤 밤잠을 잘 못잤다고 낮에 자도 자도 피곤이
풀릴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거기다 추운곳에서 몸이 적응을 한다는 것이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더 쉽게 피곤해진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이런게 나이든다는 것인가 봅니다.
에고...
젊게 살아야지 했는데 몸이...
그냥 몸이 말하는 대로 살아야겠습니다. ^^
일을 하지 않을 때는 또 그런대로 신경안쓰고 괜찮았을 것 같은데 돌아가면 바로 다음날부터 출근을 해야 하는 관계로 몸이 아프거나 피곤하면 안되겠기에 몸을 사리게 되는 것도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계획한대로 돌아가지 않는 여행을 할때는
그게 계획이었던 것처럼 또 그렇게 그냥 잠을 자면서 글을 쓰면서 낯선 공간에서
만난지 몇일 밖에 되지 않은 호스텔 식구들이 마치 늘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인것 처럼 자연스레 저녁을 준비하고 그걸 지켜보며 글을 쓰면서 이런 시간을 보내는 걸 즐기면 되는 거 아닐까요.
어차피 인생은 계획한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니까요.
삶은 계란을 만들겠다며 인터넷을 찾아보고는 6개의 계란을 삶는데 10분정도 걸린데~ 내가 이걸 망치지는 않겠지? 라고 말하는 귀여운 독일청년의
저녁 준비를 보며 살짝 웃어도 보고
뭐 이렇게 즐기면 되는 거겠지요.
오늘 밤은 오로라가 춤을 추든 말든 신경을 끄고 그냥 밤새 푹 자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