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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만에 도그 마운틴 스노슈잉 다녀왔네요.
    캐나다 (Canada)/산행(Hiking) 2023. 2.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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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에 한국에 있으면서 제일 그리운 것이 눈 쌓인 산에서 하는 스노슈잉이었는데요.

    밴쿠버로 돌아와서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날씨가 좋은 날은 여건이 안되고 해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가
    마침 기회가 되어서 평일에 시모어 스키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아침에 날씨 보고 갑자기 결정을 하고 나선 길이라 창고에 있는 폴대와 스노슈즈를 챙기면서 깜박하고 아이젠이나 스패츠 (발토시)를
    안 챙겨가서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바지를 등산화 위로 덮고 스노슈잉을 하였네요.
    겨울 산행에 특히 스노슈잉에는 스패츠 필수입니다~
    눈이 많이 쌓인 곳을 마구 걸어다니는 재미를 보기 위해 가는 스노슈잉이니 스패츠가 없으면 눈이 등산화 발목으로 들어와서
    겨울 산행에는 큰 문제가 되는데요. 발이 젖으면 체온이 떨어져서 산행이 영 힘들어집니다. 위험하기도 하구요.

    운전도 얼마만에 해 보는 건지 기분이 참 색다르고 좋았습니다.

    시모어 산에 왔더니 패스검사를 하는데요. 제가 안 와봤던 동안 또 뭐가 새로 생겼나 봅니다.
    몰랐다고 하니 오늘은 그냥 통과를 시켜줄텐데 다음부터는 비씨 파크에 가서 패스를 받으라고 하네요.

    2023년 3월까지는 시모어 산을 방문해서 주차를 할 사람들에겐 데이패스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많지 않은 평일에 가서 그냥 패스가 가능했었던 것 같아요.

    주말에 가실 분들은 꼭 데이패스 예약해서 가지고 가시길요.  오전 오후로도 나누어져있습니다.

    스키장에서 만날 수 있는 경치입니다.

    물론 저는 스키장에 주차를 하고 스노슈잉 트레일로 열심히 걸어갑니다.

    얼마만에 만나는 눈 덮힌 산인지~
    정말 너무 반갑습니다.

    요즘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푸근해져서 눈사태의 위험이 더 커졌는데요.

    트레일의 시작점에 오늘의 눈사태 위험도를 나타내는 부스도 있으니 꼭 확인하고 가시는 길 선택하시길요.

    도그 마운틴은 2시간 정도의 가벼운 스노슈잉으로 눈사태 위험이 거의 없는 트레일인데요.

    퍼스트 피크를 가신다면 4시간 이상의 트레일이고 눈사태 체크 꼭 하시고 가시길요.

    이날은 거의 2년만에 처음 온 스노슈잉이라 가볍게 도그마운틴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평일에 사람이 별로 없는 퍼스트피크는 혼자서 가기에는 조금 위험한 코스이기도 합니다.

    무슨 일이 발생했을때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 구간이 있어서요.

    길은 이렇게 잘 나 있어서 제 앞으로 열심히 걸어가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스노슈잉 인증샷.  이런 프레쉬한 눈을 밟으며 산책하는 기분은 늘 너무 좋습니다.

    나무들이 눈 무게에 축축 늘어져있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합니다.

    쭉쭉 뻗은 나무들 위로 파란 하늘을 만나면 반갑습니다.

    앞만 보고 걷다가 이렇게 가끔 위를 올려다보면 또 저 위에 예쁜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끔 하늘도 올려다 보시는 하루 되시길요.

    이곳이 도그마운틴에서 만날 수 있는 밴쿠버의 전경입니다.  

    산과 바다가 함께 있는 밴쿠버는 참 예쁜 도시입니다.  이곳에 살고 있다는 것에 참 감사하게 됩니다.

    제가 너무 사랑하는 베이커산도 여전히 멋진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잘 있습니다.

    스노슈잉 트레일 코스는 잘 표시가 되어 있으니 그냥 따라만 가시면 되서 어려운 건 없어요.

    여름에 걸을때는 저 나무의 주황색 표시가 한참 위에 있는데 눈이 쌓여서 높이가 많이 낮아졌습니다.

    날이 흐리고 비가 예고 되어 있던 날이지만 잠깐 이렇게 파란 하늘도 보여줍니다.

    한참 걷는데 이 새가 보여서 뭐지?  했었는데요.

    이 새가 보인다는 건 누군가가 근처에서 무엇을 먹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인간이 먹는거 훔쳐먹거나 얻어 먹으려고 귀신같이 날고 날라오는 새들이거든요.

     

    누구가가 무엇을 먹을 만한 곳이 아닌데 이 새가 있어서 궁금했었는데요.

    학생들이 학교에서 단체로 소풍을 왔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스노슈즈를 신고 도그마운틴으로 향했는데 다운증후군인 학생 한명이 보조 교사와 함께 따로 떨어져서

    점심을 먹고 있는 것이었는데요.

     

    아마 이 친구의 속도로는 도그마운틴까지 못 갈수도 있으니 그냥 중간에 점심을 먹고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가는 계획인 듯

    보였습니다.

     

    새삼 이런 멋진 자연으로 소풍을 와서 어려서부터 스노슈잉을 모든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

    참 좋아보였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위해 선생님 한분이 함께 소풍을 와서 그 아이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시스템이 참 좋아보입니다.

     

    세금을 많이 내는 캐나다지만 다들 세금을 내는 이유는 잘 쓰여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학교나 아이들과 사회 약자들을 위한 배려들을 보면 캐나다가 참 살기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 아이들과 스노슈잉을 즐기는 동네 엄마들.

    한 엄마는 뒤에 업었고 또 한 엄마는 앞에 매었는데요.

    아이의 개월수에 따른 선택입니다.

    좀 큰애는 뒤에 케리어에 넣고 매지만 어린 아이는 앞에 매는 것이 엄마도 아기도 더 좋은데요.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모습을 보며 얼마전 한국에서 있었던 어느 연애인이 아이를 업고 한라산 등반을 했다가

    여론으로 몰매를 맞는 것을 봤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 연애인이 캐나다에서 했다면 전혀 아무렇지도 않았을 일이 한국이었기에 그렇게 나쁜 말을 많이 듣는 것을 보면서

    문화의 차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의 의견을 다르게 가져가는지 다시 한번 느껴봤었네요.

     

    한국에 있는 이혼자 카페에 글을 쓰면서 가끔 너는 캐나다 사는 사람이니 너의 글은 한국의 문화나 정서와는 혹은 실정과는

    맞지 않는 글이다라는 의견을 받고는 했는데요.  그래서 저는 그곳에 글을 쓰고 싶었고 사람들의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싶었던

    것인데 되려 실정에 맞지도 않는 글을 쓰고 있다고 비난을 받기도 했었네요.

     

    아마 비슷한 일이겠지요.

     

    이곳에서는 그게 글로 써야할 일이야? 싶은 당연한 일이 한국에서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되기도 하니요.

     

    그래서 이민을 왔고 그래서 캐나다에 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역이민을 갈 만큼 한국에 비해서 살기가 불편해진 나라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그냥 쭈욱 살고 싶은 좋은 나라이니요.

    모두가 각자에게 맞는 선택을 하며 살고 있는 세상이니요.

    이런 선택의 자유가 주어진 곳에서 태어나 살고 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여성들을 위한 법과 제도가 잘 되어 있는 캐나다가 저는 참 좋습니다.

    이렇게 멋진 자연과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오늘도 감사함으로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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