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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몰과 일출 그리고 mt.tin hut to Lewis lake
    캐나다 (Canada)/썬샤인코스트 (Sunshine coast trail and trips) 2021. 7.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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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나서 월몰이 이렇게 멋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날이었습니다.

    늦게 잠자리에 들었지만 새벽에 거짓말처럼 눈이 떠졌는데요.

    이렇게 별과 밤하늘 보기 좋은 산 정상에서 잠으로 이 밤을 보낸다는 건 제게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특히 오늘 남은 산행은 별로 무리가 되지 않을 하산길 10키로 정도라 전날 밤잠을 좀 덜잔다고 걱정을 할 일은 아닙니다.

    그렇게 새벽에 일어나서 마주하게 된 월몰이네요.

    이 월몰이 너무 아름다웠던 이유는 아직 일출이 멀었던 깜깜한 새벽이어서 그랬는데요.

    늘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기에 더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아마 계절에 따라서는 월몰 시간과 일출 시간에 따라 못볼때가 더 많을 듯요.

    그 밤에 달아래 제 텐트가 너무 예뻐보여서 한컷 찍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참 행복했던 밤이었고 이런 기억에 자꾸 백팩킹을 계획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달을 보내고 이제 해를 맞이할 시간이 되어 갑니다.

    반대편에서는 이렇게 달이 별과 함께 지고 있고 정말 서정적인 새벽입니다.

    너무 추워서 불을 피웠는데요.  참 감사하게 잘 붙어주었습니다.

    비예보가 있는 날 답게 구름이 마구 몰려옵니다.

    그래도 따듯한 불을 쪼이면서 희망을 가지고 일출을 기다려 보았네요.

    지난밤에 너무 커서 쪼개어지지 않아서 때우지 않았던 나무를 통째로 넣고 때웠는데요.  한참 태우다 보니 스스로 세조각으로

    나눠줘서 잘 타주었습니다.

    그 전날 그 나무를 쪼개려고 힘을 많이 쓰셨던 분이 쪼개어진채 타고 있던 나무를 보며 제게 어떻게 쪼개었냐고 물어보셨는데요.

     

    "내가 안 쪼갰어요.  그냥 시간이 그리고 불이 쪼개어주었어요. "  라는 대답을 하며 세상에는 그렇게 내가 아무리 하려고 노력을 해도

    잘 되지 않는 일이 그냥 시간이 지나서 저절로 해결이 되는 일이 많을 꺼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굳이 잘 안되는 일은 해결하려고 애 쓰지 말고 시간이 지나 저절로 해결이 되게 놔두는 것도 인생을 사는 지혜가 되겠다는 생각.

    일출을 기다려보지만 구름이 너무 많아서 해가 뜬 시간임에도 일출은 보기 힘들것 같습니다.

    아래 틴햇 헛은 이미 구름에 덮혀버렸네요.

    그래도 정상에 있기에 이 정도의 광경을 볼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오늘 30키로의 하이킹 계획이 있으신 제 앞에 텐트를 치셨던 세분이 새벽같이 출발을 하셨는데요.

    이분들은 출발하기전에 아침대신 차이티를 마시는 습관이 있으신 분들인데요.  아침에 티를 끓이려고 보니 가지고 온 가스가 다 떨어졌

    다고 제게 혹시 빌릴 수 있겠냐고 물으셨는데요.  저도 티를 맛있게 얻어먹을 생각에 얼른 빌려 드렸습니다.

     

    추운 아침에 우유와 설탕이 듬뿍 들어간 달달한 차이티는 참 맛있었거든요.

     

    차를 끓이고 나서 제게 가스통을 돌려주시며 덕분에 차를 잘 끓였다고 인사를 하시는데 저는 가스만 있고 티는 없었으니 당신들 

    덕분에 티를 마실 수 있어서 저도 감사했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서로 도우며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듯요.

    내꺼라고 움켜쥐고만 있는 거 보다 나눌 때 더 좋은 세상 더 멋진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운 아침이었습니다.

    그분들이 떠나고 여유있는 아침을 즐기는 제가 만난 정상의 아침.

    텐트가 제 텐트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구름에 쌓이고 보니 더럭 겁이 나기도 하더군요.

    간밤에 얼마나 겁없이 잘 그밤을 즐길 수 있었는지 새삼 그 세분께 감사하는 마음이 들고 그 세분을 보내주신 주님께 감사했습니다.

    구름 아래 호수에 비친 하늘의 모습과 구름위의 하늘의 모습이 참 예쁘죠?

    이렇게 해가 완전히 떠 올랐다는 것만 확인을 한 일출이었네요.

    그 뒤로 구름이 정상까지 뒤덮고 비 예보가 있어서 얼른 텐트를 걷고 가방을 싸서 저도 내려왔습니다.

    틴햇 헛 화장실 건물인데요.  그 주위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에 쌓였습니다.

    이 자리에 서서 이날 고민을 너무 많이 했었는데요.

    틴햇 헛에서 루이스 호수로 내려가는 길이 두가지여서 그랬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면 경사가 아주 가파르지만 제대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오른쪽 트레일로 가야 하는데요.

    비예보가 있고 짙은 안개로 트레일을 표시하는 표시가 안보일 정도라 길을 잘 찾아서 안전하게 하산을 할 수 있을까가 문제였는데요.

    마침 어제 그 길을 따라 오신 분들께 여쭈어보니 지도에는 7키로라는 그 길을 10시간이 넘게 걸려서 올라오셨다고 하시며 

    비가 오는데 그 배낭을 메고 그 길을 내려가는 것은 좀 위험해 보인다고 말씀을 해 주셔서 였는데요.

    배낭 없이 간다면 몰라도 배낭을 메고는 그 길을 추천하지 않는 다는 말을 다른 사람한테도 들어서 특히 비까지 오며 바위들이

    미끄러울 것이라고 하셔서 혼자 하는 산행에서 제일 조심해야 할것이 안전이라 가고 싶었던 그 길을 포기하고 편하고 쉬운 길로

    내려오기로 결정을 해야 했었네요.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 산속에서 혼자 조난을 당하면 큰일이기 때문이었는데요.

    그렇게 안전한 길로 가자고 결정을 하고 나니 마음 가볍게 포기를 하고 걸었습니다.

    벌목이 많이 되어서 벌목을 위해 만들어 놓은 길로 내려오는 것이 안전한 길이었는데요.

    그만큼 살짝 지루한 길이기도 했습니다.

    그 길에도 이렇게 안내표시는 잘 되어 있습니다.

    내려오며 저 위에서 봤던 그 경치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이런 테이프가 트레일의 표시이기도 한데요.  썬샤인 코스트 트레일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테이프가 보이기에 한번 따라 들어가서 부시워킹을 해보기도 했네요.

    여유가 있으니 트레일도 막 벗어나서 지도만 보며 가보기도 합니다.  물론 다시 돌아나와야 했었지만요.

    지도상 여기였는데요.  계속 가면 호수가 보일 것 같아서 리본을 따라가 보았네요.

    그런데 멀리 호수가 보이기는 하지만 호수로 접근을 할 수는 없는 절벽인것 같아서 돌아섰습니다.

    너무 비포장 도로만 걸은것 같아서 목적지에 다 왔음에도 더 지나서 트레일을 좀 걸어보았습니다.

    역시 트레일이 힐링이어요.  비포장 도로를 걷는 건 너무 재미없었습니다.

    신비한 느낌의 트레일이었는데요.  이런 표시판도 만들어 두었네요.

    인증샷.  사진을 볼때마다 저는 저의 짝눈이 눈에 들어와서 사진 찍는 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요.

    저의 짝눈은 제 왼쪽 얼굴이 20% 마비라는 사실을 자꾸 저에게 알려주는 것 같고 예전에 아팠던 기억을 떠올려 주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이 짝눈을 더 사랑하고자 20%밖에 마비가 아니라는 사실에 감사하고자 열심히 찍어봅니다.

    혹시나 니가 진짜 그 무거운 가방을 메고 갔다온거 맞아?  하고 의심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찍은 건 아니어요~^^

    호빗을 조심하라는 표지판이 너무 귀엽습니다.

    정말 호빗의 집일것만 같은 나무도 있어요.

    제가 오늘 밤 묵을 캠핑장의 호수 반대편에 있는 캠핑장을 와 보았는데요.

    지도에는 캠핑장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으나 그 어디에도 텐트를 칠 만한 장소는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서 계속 걸으면 마치 호수와 엘크 호수가 나오는 데요.  저는 여기서 셔틀을 타고 제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여기서

    멈추었네요.  엘크 호수는 다음기회에 다시 계획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은 썬샤인 코스트 트레일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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