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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내가 공감했던 사람은 고예림이었다.
    이혼이야기 2020. 5.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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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핫했던 드라마가 '부부의 세계'였는데요.

    종영을 했습니다.

    처음에 인터넷을 통해 이야기를 들으며 보고 싶지는 않았던 드라마였는데요.

    하도 유명해서 찾아보았던 드라마는 역시 별로 계속 보고 싶은 드라마는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그 감정선의 흐름이 저에게는 너무 불편해서 였는데요. 

    저럴 필요가 있을까 혹은 저건 정말 아이에게 안 좋은 건데 등의 제 개인 경험에 비교해보며 드라마가 너무 드라마로서

    흘러가는 것 같아서 불필요한 그 감정의 끌어올림이 불편해서 제대로 챙겨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드라마가 종영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회를 보았는데요.

    그 드라마에서 저는 고예림이었더라구요.

    고예림이 바람을 상습적으로 피었던 남편과 재결합을 하고도 그 밤에 잠들지 못하고 우는 모습에서 지난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바람은 피지만 이혼은 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남편은 제가 강하게 이혼하자고 했을때 그럼 그냥 쇼윈도 부부로 살면

    안되겠냐고 제안을 했었지요.

    그때 제가 했던 이야기가

    "차라리 당신을 이렇게 사랑하지 않는 다면 쇼윈도 부부등 별거든 하며 살 수 있겠지만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 그렇게는

    못 살겠다." 였었네요.

    저도 고예림처럼 그랬어요.

    남편의 바람을 알게 되고 용서한다고 하고 덮고 살면서도 조금만 이상하면 의심하고 그렇게 의심하는 스스로를

    자책하며 남편에게 이야기하고 그럼 남편이 저를 의부증환자로 몰아가고 그러다 저는 증거를 발견하고...

    그렇게 되풀이하며 살다보니 더는 못하겠더라구요.

    고예림과 다른점은 '당신이 다시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가 아닌 당신이 또 그럴것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아서 더는 당신을 의심하고 그러지 말자고 노력하며 사는 삶을 살 자신이 없어서 이혼을 했었네요.

    이혼을 하기로 하고 전남편의 친구라서 결혼초부터 친하게 지냈던 언니에게 전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한다고 말을 하니

    그 언니가 그러시더군요.

    "미안한데 난 니 남편 믿어.  니 말 못믿어. 너 의부증이 잖어. "

    남편의 허물을 덮고 잘 살려고 애쓰며 살았던 삶에서 저는 의부증환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예림의 그 밤이 너무도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선택을 보며 벌떡 일어나 박수치고 있었네요.

    노력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도저히 더는 못할 것 같을 때는 아무리 사랑하는 이여도 혹은 일이어도 놓아주고 다른 길 가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간만에 친구네 정원에서 와인과 치즈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혼을 하지 않고 살고 있었다면 꿈꾸기 힘든 시간이었을 테지요.

    제 친구 보다는 남편 친구들 위주로 만나고 살았던 삶이었으니요.  남편이 집에 있으면 저도 집에 있던 삶이었으니요.

    저 자신의 삶보다는 남편과 아들의 삶의 시간표대로 돌아가던 삶이었으니요.

    내가 하고 싶은거 마음껏 하고 내 시간 내 마음대로 쓰는 요즘이 너무 행복합니다. 

    물론 간간히 보게되는 아들의 아픔이나 상처는 너무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그 상처를 받지 않게 해 주려고 저는 최선을 다했었기에.  세상엔 나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이제는 아는 나이이기에 그냥 기도만 합니다.

    어찌보면 누구나 다 성장과정에서 안고가는 그런 상처와 아픔. 아들이 그 힘든 시간을 통해 한뼘 더 성장하기를

    더 멋진 남자로 자라기를 기도만 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주어진 이 축복의 시간에 감사합니다.

    좋은 사람들이 옆에 많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드라마에서 고예림이 본인의 카페를 하며 행복한 모습으로 결말을 보여줘서 얼마나 좋은 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결말도 그러하니요.

    내려놓고 나니 가질 수 있는 행복이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누리시는 오늘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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