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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이혼이야기 2020. 5. 29. 06:00728x90
2016년의 어느날에 적어두었던 글이네요. 다른곳에 꽁꽁 숨겨두었던 그때의 마음들
조금씩 풀어내어볼까 합니다.
이제는 나를 위한 글이 아니라 이 글을 읽고 공감하실 분들을 위한 위로받으실 분들을 위한 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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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혼을 하고 친정엄마는 1년동안 동네 미장원을 못가셨다고 했다.
딸이 이혼을 한것이 창피하고 혹시 누가 알까봐 미장원을 못 가셨다고 했다.
그 말씀을 당신의 상처인양 이야기하시는데 내 억장이 무너졌다.
내가 사람을 죽인 살인자인가? 아님 어디가서 사기를 친 나쁜 사람인가?
사람을 사랑했고 믿었고 열심히 살아온 것밖에 없는데...
한분도 아닌 두분의 시어머니에 장남의 장손에 맏며느리 노릇까지 다하며 열심히 살아온 것 밖에 없는데..
계속되는 남편의 바람에도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용서하며 가정을 지키려 노력하며 산게 14년...
상간녀에게 여보라고 부르며 놀고 있는 남편을 더이상은 용서하고 지아비로 모시고 존중하며 사는거 못 하겠어서
이혼을 했는데...
내가 뭘 잘 못했다고 엄마는 동네 창피하다고 1년 동안 두문불출을 하시고
아빠는 혹시라도 친척들이 알게되면 안되니 모두에서 절대로 비밀로 하라고 하시는 걸까?
딸이 그 정신적 학대에서 풀려나 행복하게 살게 된것에 대해 응원해주시는 것은 고마운데,
왜 다른사람들은 모르게 하라는 걸까. 부모님 세대의 저 고리타분한 이혼에 대한 인식이 안타깝고 아쉽다.
내가 퍽이나 부모님께 죄를 지은것 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저 인식이...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두분은 어디 나가서 딸이 이혼했다는 말씀을 못하시고 숨기시고 거짓말을 하신다.
물론 남이 다 나의 사생활을 알 필요는 없지만 그런 부모님을 보면서 왠지 내가 큰 잘못을 한것 같은 죄책감이 잠깐 들때면 억울한 마음이 더 크게 올라온다.
이건 사회가 잘 못 된거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집으로 돌아왔을때 "화냥년"이라고 손가락질 하던거와 뭐가 다르단 말이냐?
성폭행을 당한 여자에게 니가 짧은 치마를 입어서 그런 일이 생겼네 라고 하는 거와 뭐가 다른걸까?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을 하게 된 여자도 피해자다.
피해자를 두번 울리는 그런 사회적 인식은 좀 바뀌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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