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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라이프? 밴 카페!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0. 11. 24. 06:00728x90
요즘은 제가 밴쿠버에 살고 있다는 것에 무한 감사를 드리며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요.
이런 저도 제가 살고 있는 이 밴쿠버가 너무너무 싫어서 매일 울며 다녔던 적도 있었습니다.
어린 아들을 데리고 둘이서 밴쿠버에 살고 있을 때였는데요. 한국이 너무 그리웠고 가족이 너무 그리웠는데 전남편이 시민권을
따기전에는 한국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서 억지로 살면서 시민권을 따기위해 날짜를 채우며 살고 있을 때 였네요.
2살 된 아들을 데리고 의지할 사람 하나 없는 외국에서 날짜를 채우기 위해 살고 있는 삶은 정말로 힘들었는데요.
전남편은 이해를 하지 못했었네요. 그 좋은 나라에서 그 좋은 집에서 살면서 원하는대로 애 키우며 사는 그 삶이 뭐가 그리 힘드냐구요.
하지만 전 그때 절절히 깨닳았던 것이 천국에 있는 구중궁궐도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다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네요. 그때 원하는 것은 가족이 함께 사는 것이었거든요. 전남편은 한국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며 캐나다로 들어오는 것은
거부하고 있을때고 하지만 나중에 캐나다에서 살고 싶으니 가족을 위해 저에게 시민권을 받아서 한국올때까지는 들어오지 말라고
할때였으니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때 저를 괴롭힌건 외국에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것 만이 아닌
그렇게 힘들고 외롭게 외국에서 가족을 위해 버티며 살고 있는데 가끔 한국을 들어가면 전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다는 것이었는데요.
우리가 떨어져 있기에 전남편이 외도를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이미 첫 외도가 함께 살고 있을 때였고 아들을 데리고 나오겠다고
제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이유가 전남편의 외도때문이었는데요. 되풀이되는 그 정신적 학대가 너무 힘들었었습니다.
마음이 지옥인 상태에서 사는 곳이 지상낙원이면 뭐하겠습니다.
그래도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그렇게 버티기를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이유는 시민권때문입니다.
그때 그렇게 힘들게 얻은 시민권 덕분에 지금 이렇게 편한 삶을 누리고 있으니 그때 영주권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가지 않고 시민권을
땄던 일은 제 인생에서 제일 잘 한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물론 아들을 낳고 키운게 최고로 잘 한일이지만 그것 제외하고)
그때 그렇게 싫어서 울고 다녔던 곳에 살면서 여기에 살고 있어서 너무 행복한 요즘입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저인데 코로나로 여행을 못가니 근처 해변가에 나와서 여행온것 처럼 기분을 내 보는데요.
제 차로 밴카페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물을 끓이고 차를 만들어 한잔 하며 명상을 하고 글을 쓰는 이 시간. 어디 전망좋은 카페를 찾아 갈 필요가 없네요.
이른 아침 조깅으로 아침을 여는 분들도 계시고 근야 저렇게 의자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는 분들도 계시고 모두가 저마다의 루틴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공원 주차장은 대부분 밤에는 문을 잠그기에 이곳에서 잠을 잘 수는 없는데요. 밴라이프하시는 분들 보면 근처 주택가에 밤에 주차하고
주무시더라구요.
여러마리의 개를 데리고 산책을 시키시는 분도 봅니다.
해변에서 불을 피우는 것은 불법인데요. 누가 그냥 분위기만 내 보고 싶었나 봐요.
사진들이 날씨가 참 좋죠? 11월의 밴쿠버는 비가 많이 오는데요. 이 사진들은 지난 여름의 사진들입니다.
포스팅을 쓰다보니 밀려서....ㅎㅎ
해변가의 이런 의자들은 다 어느분의 묘지나 다름없는데요. 돌아가신 분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기념하며 시에 기증을 한 것인데요.
그 옆에 이렇게 예쁘게 꽃을 키우고 계신분도 계십니다.
이렇게 예쁘게 꽃이 가꿔져 있는 곳에 이름표가 달려 있으면 대부분 돌아가신 분을 기념하는 거고 가족이나 친구들이 가꾸어주고
있는 건데요.
이렇게 아침마다 나오셔서 꽃에 물을 주고 지는 꽃은 꺾어서 정리를 하고 계신 분을 뵈면서 기분이 참 묘해졌습니다.
자기보다 먼저 간 아내분의 기념 의자를 가꾸고 계신것이었는데요.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예쁜 꽃에 편히 쉬다갈 수 있는 벤치가 있어서 감사하고 이분은 이런 일을 통해 돌아가신 분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하고 계시는 걸테니 윈윈인것 같습니다.
세월이 지나다 보면 어느날 더 이상 꽃이 안 보이고 벤치만 남을 날이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아마 저분은 당신이 더 이상 하실 수 없을 때 까지 계속 하실것 같으네요.
돌아가신 분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느껴져서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짧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경험을 통해 배운것은 아무리 남들이 보기에 좋아보여도 내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 나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고 아무리 남들이 보기에 안되어 보여도 내 마음이 편하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건데요.
남의 눈치, 시선 볼것없이 그냥 내 마음편한대로 주어진 삶에 감사하고 사는 요즘이 너무 행복하네요.
힘든 하루안에서도 감사할 꺼리를 찾아내는 오늘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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