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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르는 사람에게 커피와 스콘 사주기
    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20. 2. 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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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에 해가 반짝 하고 뜬 날.

    바람은 엄청 차갑게 불었지만 오래간만에 산책을 나섰습니다.

    요즘 주말마다 하고 있는 일이 있어서 그 일을 하기 전에 잠깐 짬을 내어 해본 산책이기도 했는데요.

    바람은 칼바람처럼 추웠지만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이 마냥 좋기만 했던 산책이었네요.

    열심히 바람을 가르며 걷다가 살짝 지쳤을 무렵 예전부터 그냥 스치고 지나치기만 했던 동네 카페를 들어갔습니다.

    마침 점심도 안 먹고 나왔던 터라 배도 고팠거든요.

    베이커리겸 카페라고 적혀있기에 커피와 스콘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발견한 멋진 공간에 아래 사진처럼 저의 흔적도 남겨두고 왔는데요.

     

     

    모르는 사람에게 커피와 스콘을 사 먹으라고 10불을 내놓고 왔다는 메모장입니다.

    누구든지 돈이 없거나 부족해서 필요한 사람들이 이 메모장을 떼어서 카운터로 가져가면 10불어치를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창가자리에 자리를 잡았는데요.

     

     

    카페 이름의 의미까지 친절하게 벽에 써두었습니다.  참 좋은 뜻이지요?

     

     

    카페안은 참 작고 오래된 분위기가 물씬 났었는데요.

     

     

    이렇게 한쪽 벽에 있는 따뜻한 공간을 발견하고 이 카페가 더 마음에 들었었습니다.

    금액을 적기도 하고 커피라고 쓴 메모지를 가져가면 커피를 받되고 바나나 브레드라고 적힌 메모지를 가져가면

    바나나 브레드를 드실 수 있고 10불어치 아무거나 라고 적힌 메모지도 있고 그런데요.

    사실 이 동네는 집값이 아주 비싼 부촌입니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도 함께 있는 동네인데요.

    이 동네가 지난 20-30년동안 집값이 아주 많이 올라서 그렇지 원래 부자동네였던 것 만은 아니었습니다.

    집값의 붐과 함께 개발 붐이 불면서 고급 아파트들이 많이 지어지면서 부촌이 되었는데요.

    아주 예전부터 살았던 분들이나 임대주택에 사시는 분들도 부자인건 아닌 동네인거죠.

    그래서 이 카페는 동네 홈리스분들이 필요하시면 와서 화장실도 마음대로 쓰실 수 있게 제공을 하고

    혹시 필요하신 분들이 이렇게 와서 커피와 빵을 먹을 수 있게 동네 주민들이 함께 이런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는데요.

    제가 앉아 있을때도 쇼핑 카트 가득 빈 깡통을 수거해며 지나가시던 홈리스분이 쇼핑카트를 카페 앞에 세워두고는

    안으로 들어오셔서 편히 화장실을 이용하셨는데요.  이 메모지를 떼어서 뭘 드시고 가시지는 않더라구요.

    당신보다 더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남겨두시는 모습이 마음에 와 닿았었습니다.

    그냥 날이 좋아서 지갑도 안 가지고 산책을 나왔다가 커피생각이 간절해져서 집으로 돌아가야 할때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구요.  다음에 지갑가지고 와서 다시 다른 사람을 위해 메모지를 붙일 수도 있고...

    따뜻한 사랑이 전해지는 공간인것 같아서 이 작은 카페처럼 마음이 따스해졌었습니다.

     

     

    들어오는 입구에 이렇게 바로 붙어있어서 아는 분들은 그냥 떼서 오실 수 있게 편하게 해 둔것 같아서 좋았네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당신이 없는 사람인지 증명을 할 필요도 없이 그냥 이유가 뭐가 되었든 필요하다면 떼어 쓰면

    되는 이웃의 사랑.

    이런 공간을 발견했다는 것에 너무 행복한 산책이었습니다.

    이 동네를 몇년을 지나다녔는데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오늘에야 알았으니 역시 경험을 해 봐야 아는 것들입니다.

     

     

    스콘이 너무 맛있어서 아무생각 없이 먹다가 뒤늦게 사진을 찍었네요. ㅎㅎ

    모르는 사람에게 커피와 스콘을 살 수 있는 지갑을 가진 저에게도 감사하는 날이었네요.

    오늘도 이웃을 사랑하는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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