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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거리두기 하기 좋은 주중 산행 norvan fall
    캐나다 (Canada)/산행(Hiking) 2020. 12.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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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코로나가 심각해지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에 있기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사람들을 피하고자 주말 산행은 전혀 하지 않고 주중에 사람들이 없을 트레일로 산행을 갑니다.

    30년지기 친구와 각자 차를 타고 와서 주차장에서 만나서 충분한 거리를 두고 열심히 5시간정도 걷다가 각자 차 타고 집에 가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딱 좋은데요.

    혼자 산행은 위험해서 둘이서 하는 산행을 합니다.

     

    주중에 5시간 정도의 코스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짧은 코스는 사람들이 좀 있지만 긴 코스는

    거의 별로 없으시거든요.  

     

    친구도 집에만 있는 사람이고 저도 요즘은 집에만 있다보니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은 없는 삶이라 안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백신도 나온다니 얼른 이 상황이 좋아져서 사람들을 좀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요.

    사람들을 만나며 사람들을 도와주며 삶의 보람과 기쁨을 느끼는 스타일인 저 같은 사람에게도 코로나는 정말 힘드네요.

     

    물론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 도움을 못 받고 집에만 계시기에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겠지만요...

    햇살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런 풍경이 보고 싶어서 산을 찾습니다.  힐링이 그냥 되는 것 같아서요.

    이렇게 트레일에는 친구와 저 둘뿐입니다.  이 트레일은 그 동네에서 동네분들께 사랑을 많이 받는 트레일이라 사람들이 많은

    트레일이지만 노반 폴로 올라가는 트레일에는 거의 별로 없으셨네요.

    물이 어찌나 맑고 시원하게 내려가는지 함께 간 친구가 꼭 설악산같다고 이야기 해서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니구나 했네요.

    예쁘게 핀 이끼들 위로 삐죽 고개를 내민 버섯이 너무 귀여워서 한컷!

    레인 포레스트의 이런 이끼들을 너무 좋아합니다.

    트레일 초반에는 이렇게 사람들이 좀 있었는데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기에는 충분합니다.  다들 알아서 피하니...

    저 자리에 앉아서 하염없이 강물과 산을 바라보고 있어도 좋겠다 싶었네요.

    초록의 이끼 사이에서 빼꼼히 모습을 드러낸 버섯이 너무 귀엽습니다.

    날씨가 추워져서 이끼에 이렇게 서리꽃이 핀곳도 있었는데요.

     

    시골에서 자란 친구와 산을 걷다보니 친구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것도 배웠습니다.

     

    도시에서 자란 분들과 산을 오면 "우와~  이런 곳도 있네...  정말 좋다~  "

    뭐 대부분 이런 반응인데요.  시골에서 자란 친구와 산을 오니

    "우와~  어릴때 이런 길 걸어서 학교 다녔는데.  딱 시골 그때 그길 생각나네~  "  라고 합니다.  ㅎㅎ

     

    같은 나이인 친구가 어릴때 시골에서 고무신을 신고 학교를 다녔다고 해서 깜짝 놀랐었는데요.

     

    "아침에 학교를 가려고 길을 나서면 시골길에 잡초가 무성한데 그 풀밭이 이슬이나 서리로 촉촉해.  그런데 그 길을 운동화를 신고

    걸으면 금새 운동화가 젖어서 하루종일 축축한 운동화를 신고 생활을 해야 하는데 고무신은 안은 안 젖고 그리고 물 들어와도

    금방 잘 마르니 고무신을 신고 다니는 게 더 좋더라고.  동네 아이들이 고무신을 신고 학교를 다니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더라고.

    물론 고무신 신고 돌길 걸을때는 발바닥 정말 아프지만~~   그래서 아침에 누가 앞장서서 걸을 것인지 정하느라 매일 아침이

    전쟁이었네.  ㅎㅎ  뒤에서 걸으면 좀 덜 젖으니까. "

     

    도시에서 자라 도시 생활만 한 저로서는 친구의 시골생활 이야기를 듣는 것이 꼭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는 것 처럼 그 풍경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것 처럼 상상이 되어 재미있었네요.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같은 산을 가도 다른 추억과 다른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사람 만나는 것을 참 좋아하는 저인데요.

    코로나로 그걸 하지 못하고 있어서 새삼 아쉽네요.  좋은 날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오겠죠?

     

    30년을 친한 친구로 살았는데 친구의 이런 어린 시절 이야기는 많이 들었던 기억이 없는데요. 옛날에 듣고 잊어버렸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산을 함께 다니기 시작하며 듣게 되는 친구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새삼 정겹습니다.

    트레일이 잘 정비가 되어 있는데요.  숲이 정말 멋집니다. 이런 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매일 감사하네요.

    내년이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친구도 이런 경험을 하고 돌아갈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해줘서 참 좋구요.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노반 폭포입니다.  오늘의 목적지이지요.  여름과 가을에는 여자 둘이서 이런 곳을 산행할 생각은 잘 못하는데요.

    이유는 곰이 많이 나와서 입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겨울에는 곰이 겨울잠을 자러 가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데요.

    혼자 혹은 둘이 산행을 다니는 저에게는 겨울 산행이 최고인 이유가 곰과 모기가 없어서 이네요.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못해 춥습니다.   이곳에서 준비해간 점심과 간식을 먹고 이제 돌아갑니다.

    어릴때 산골에서 자라서 저보다 더 산을 잘 타고 잘 걷는 제 30년지기 친구.

    이렇게 함께 추억을 공유하며 같이 나이들어 가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축복입니다. 특히 한국과 캐나다를 왔다갔다하며 사는 저에게

    두 나라에서 다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네요.

    옛날에 이곳에서 벌목이 한창이었다는 역사적 기록도 곳곳에 되어 있는데요.

    1919년 우리나라에서는 3.1운동이 시작되었던 해에 이곳에서는 벌목이 한창이었네요.

     

    대학교 1학년때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을 가서 첫날 만났던 친구가 이 친구였는데요.

    둘다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을 온 촌뜨기들.  성이 같아서 친구와 제가 학번이 나란히 앞,뒤 번호였었네요.

    그래서 저를 대신해서 대출을 해 주느라 더 힘들었다는 내친구.

     

    옛날 이야기 하며 지나온 삶을 통해 깨닳은 바를 나누며 이런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리는 하루였네요.

    오래된 친구에게 안부전화 한번 해 보는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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