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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년생 이혼녀 미자. 2020. 4.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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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잤어요?"
    "네~ "

    조금은 쑥스러운 얼굴로 그의 품안에서 깨어나는 그녀였다.

    너무도 푹 단잠을 잤던 그녀였다.
    얼마만에 그런 단잠이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그런.
    정신을 차리고 나니 번뜩 그녀의 잠버릇이 생각이 나서 걱정이 되기 시작하는 그녀였다.

    "존은 잘 잤어요? 혹시 지난 밤에 저 시끄럽지 않았어요?"

    결혼생활중에 그녀의 남편은 그녀의 코고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각방을 쓸것을 요구했었던 사람이었다.

    전남편과의 각방생활을 오래 했던 그녀라 이혼을 하고도 생활에 커다란 차이가 없다는 것이 씁쓸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었다. 어차피 늘 혼자 방을 썼던 그녀라서 옆에 있던 사람이 없어진 그런 그리움이나 외로움은 없었던 것이었다.

    잠결에 그녀의 뒤에서 살포시 안아주고 이불을 덮어주는 그의 손길을 기분좋게 느꼈던 기억이 나는 그녀였다.

    "흐흐. 조용하지는 않았지만 괜찮았어요. 참을 만 했어요."

    헉. 다시는 그와 함께 잠드는 일은 없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 그녀였다.

    "미자씨 교회가야 하죠? 교회 갔다와서 저와 브런치 먹으러 갈래요?"
    "네, 그럼 저 교회갔다 올테니 기다리고 계세요~ "

    미자가 예전에 다니던 지금은 이사를 가서 다니지 못하는 예전 교회가 존의 집 바로 옆에 있다는 것도 참 신기한 일이었다.
    간만에 다시 예전에 다녔던 교회 주일예빼를 나온 그녀를 보며 반가워하는 오랜 친구들과 눈으로만 인사하고 예배를 마치고
    바로 나온 그녀였다.

    그들과 인사를 하며 그들의 질문에 대답을 할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교회가 이야기 하는 혼전 순결에 대한 고민도 아직 해결이 나지는 않은 그녀였다.
    존과의 잠자리가 왠지 축복을 받을 것은 아닌것 같아서 조심스러운 그녀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와의 지난밤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었다.
    되려 주님이 주신 선물같다는 생각도 드는 그녀였다.
    그녀가 더 자유로워지라고 주님 안에서 주님이 주시는 자유와 평안을 누리라고 주신 선물같았다.
    이혼이 그녀의 잘못이 아니라고 그것을 알려주시고 싶으셨던 것 같았다. 쓸데없는 죄책감따위는 안고 살지 말라고 주신 선물.
    하지만 여전히 결혼을 하지 않은 남녀의 잠자리에 대해서는 금지하는 성경의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중이었다.
    혼전순결을 지키며 결혼을 했던 그녀이지만 이혼을 했으니 더이상 순결하지 않은 사람이니 말이었다.
    그저 주님의 지혜와 대답을 간구하며 기도하는 그녀였다.

    존의 집으로 돌아와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그와 브런치를 먹으러 가기 위해 산책을 나섰다.
    차를 두고 주말에 다운타운을 걸어다니는 일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거기다 이렇게 잘생긴 남자의 손을 잡고 걷는 일은 처음인 그녀였다. 기분이 마냥 날아갈것 같아 발걸음이 가벼운 그녀였다.

    밴쿠버 다운타운의 워터프론트는 언제와도 좋은 곳이었다.
    엄마와 한번, 아빠와 한번 두번의 알래스카 크루즈를 타기 위해 왔던 곳이기도 했다.

    미자의 엄마와 아빠는 그녀가 어려서부터 사이가 좋지 않으셨고 자식들이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고 나서도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이혼은 하지 않으시지만 따로 사신지 오래된 분들이었다.
    그래서 그녀 부모님과의 여행은 늘 엄마와 한번, 그리고 아빠와 한번 그렇게 두번의 여행이었다.

    사실 그녀는 자신의 엄마를 보며 더 이혼을 해야겠다 마음을 먹었었다.
    남편을 용서하지는 못하신채 이혼을 하지도 않으셔서 평생을 남편을 미워하며 원망하고 살아오신 엄마의 나이드신 얼굴을 보며
    그녀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80을 넘기신 연세에도 각자 혼자의 삶을 살고 계신 부모님들을 보며 나는 저렇게 살지는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혼자 사시는 것이 자식들에게 얼마나 마음의 부담을 주는지도 알게 된 그녀였고 무엇보다 이혼을 하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을 만날 수가 없어서 혹은 만나고 싶지 않으시니 이혼을 안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그렇게 혼자 있는 부모님을 보는 것은
    자식으로서 마음이 쓰이는 일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나니 그녀의 아들에게는 이런 짐은 주고 싶지 않은 미자였다.

    한참을 걷다가 존이 안내하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다운타운에서 오래 산 그는 좋은 식당을 많이 알고 있었고 그가 데리고 가는 식당은 다 그녀가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무엇보다 짠순이로 살아서 짠순이인 그녀가 선뜻 들어 갈 그런 식당들은 아니었다.
    아들과 둘이 살다보니 그런 식당을 갈 이유가 없었던 그녀이기도 했었다. 한식을 좋아하는 그녀이다 보니 대부분 그녀가 가봤던 식당은
    한식당이었고 그러다 보니 그가 이끄는 식당들은 다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와의 데이트는 늘 설레고 기분좋은 그녀였다.

    왠지 20대로 돌아가서 즐기는 설레이는 데이트가 이런거 아닐까 싶었다.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아래 눈부시게 반짝거리는 바다를 바라보며 그 바다위를 한가로이 떠다니는 요트들을 보며
    맛있는 칵테일을 홀짝거리며 먹는 맛있는 브런치는 완벽한 주일의 그림같았다.

    그 그림을 완성시켜주고 있는 앞에 앉아 있는 잘생긴 남자.
    마치 그 그림이 너무도 현실적이지 않아서 들뜨는 미자였다.

    아이를 낳고 퍼져버린 그녀에게 다른 사람들이 그녀가 그의 부인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 싫으니 유모차를 끌고 산책을 할때
    그의 직장 근처로는 오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던 전남편이었다. 그들의 집은 그의 직장 바로 옆에 있었는데도 말이었다.

    첫 외도도 그녀가 아이를 낳고 6개월 뒤에 알게 되었던 터라 그때의 그녀의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있었고
    그렇게 자신의 아이를 낳은 부인을 부끄러워 하던 사람과 살았던 그녀였는데 지금 이렇게 잘생기고 어리고 잘난 남자가
    그녀와 잠자리를 하고 난 이후에도 똑같이 자상하고 그녀와 함께 있는 것에 전혀 부끄러움이 없다는 것이 참 고맙기까지 한 그녀였다.

    "어제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을 갔었는데 그동안 제 머리를 잘라주던 일본인 아가씨가 비자기간이 만료가 되어서 일본으로 돌아가서 처음보는 분께
    머리를 잘랐는데 그분이 한국분이셨어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애가 있는 이혼녀이신것 같았는데 내 여자친구도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반가워하시더라구요.
    근데 내가 내 여자친구도 아이가 있다고 하니 너무 놀라는 모습으로 저를 보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근데 아이가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하니 더 놀라더라구요. ㅎㅎ 내가 많이 어려보였나봐요."

    아이가 없는 총각이라서 그런지 존은 정말 나이보다 많이 어려보였다.
    그런 그가 뭐가 아쉬워서 그녀같은 애 딸린 이혼녀를 만나는지 거기다가 저렇게 자랑까지 하고 다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그녀였다.
    하지만 그녀를 부끄러워하며 숨기는 것보다 훨씬 좋은 일이었고 그런 그여서 더 좋았다.

    그의 그런 태도는 그녀에게 애있는 이혼녀라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것이게 느끼게 해 주었고 그는 자신이 연상에 애있는 이혼녀를
    만난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게 그녀를 대해주고 있었다. 그녀 혼자 스스로 키워놓은 자존감에 확인도장을 찍어주는 것 같았다.
    그는 그렇게 당당한 그녀가 좋다고 했다.

    알면서도 문득문득 이렇게 좋은 장소에 그녀를 데리고 와 주고 많은 사람들과 있는 곳에서도 그녀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대하며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정말 고마웠다.

    어찌보면 그와의 연애는 과거에 그녀가 받았던 상처들을 치유해주는 과정인것 같았다.
    그녀는 꼭 연애 테라피를 받고 있는 기분이었고 그건 너무 행복하고 기분 좋은 테라피였다.

    그녀 앞에 앉아 있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되는 그런 오후였다.

    워터 프론트 산책

    날씨가 너무 좋은 주말 다운타운에 있는 교회를 갔다가 브런치를 먹으러 워터 프론트로 산책을 갔습니다. 친구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워터 프론트까지 갔는데요. 주말에 다운타운을 여름에 이리 걸어다..

    godsetmefre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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