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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일 점심 - The Boathouse restaurant
    캐나다 (Canada)/벤쿠버 맛집 (good restaurants in vancouver) 2021. 3.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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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이외의 사람들에게 생일 축하 인사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페북이나 카톡에도 생일은 숨기기를 해 두었는데요.

    자기 수첩에 적어두고 기억을 해 두었다가 생일을 축하하는 친구의 축하인사는 참 고맙습니다.

    생일 한 주 전부터 연락을 해서 생일날 다른 약속 없으면 점심을 사주고 싶다고 하기에 그러자고 하고 보트하우스를 갔습니다.

    몇년만에 가 본 식당이었는데요.

    코로나로 더욱 안 가게 되었지만 이 벽난로 앞자리를 참 좋아하고 이 식당에서 좋은 추억이 많아서 이곳으로 정했습니다.

     

    이곳으로 정했던 다른 이유는 워낙 큰 레스토랑이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기에도 용이하고 환풍도 잘 되고 있을 것 같아서 였는데요.

    요즘은 작은 식당은 왠지 식당에서 먹는 것은 잘 안하게 되지만 큰 식당들은 좀 더 마음편히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부익부 빈익빈의 빈부의 차이가 더 심화가 된것이 식당에서도 느껴지는 데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포트무디 록키 포인트 파크에 자리하고 있는 보트하우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라 파티오에 앉기에는 운치가 더욱 좋았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제가 좋아하는 이 벽난로 바로 앞자리는

    다른 손님들이 계셔서 앉을 수가 없었네요.

    그래서 손님들이 안계신 시간에 잠깐 이 사진 한장 찍어봤습니다.

     

    점심으로 씨푸드 샐러드를 시켰는데요.  맛있었어요.

    다인아웃밴쿠버 메뉴도 있었지만 점심으로 너무 많이 먹고 싶지가 않았고 저녁에 제 생일이라고 한국에서 특별히 주문한 회가 비행기를

    타고 오고 있었기에 가볍게 먹었네요.

    그런데 결코 가볍지 않은 참 맛있게 먹은 한끼였습니다.

    비가 오는 생일은 밴쿠버에 살기에 당연한듯 받아들이고 사는데요.

    비를 많이 좋아하는 저여서 더욱 그런 듯 합니다.

    간만에 식당에 앉아서 여유롭게 비오는 창밖의 바닷가 풍경을 즐기니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맛있는 점심에 예쁜 릴리 화분에 선물까지.  친구가 큰 돈을 썼네요.

    제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해 준것만으로도 그냥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것 만으로도 참 고마운 친구였는데 말이지요.

    간만에 여유있게 수다도 길게 떨고 참 좋았습니다.

     

    늘 너무 열심히 살아서 배울게 많은 친구인데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이 친구가 한 말이 참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나는 아이를 키운다는 게 이렇게 오랜 시간 시간과 정성과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인지 몰랐어.  아마 알았다면 이렇게 아이를 낳지는 않았을것 

    같아."

     

    자녀가 셋인 이 친구는 첫째는 28살 둘째가 25살 막내가 15살인데요.

    단 한명의 자녀도 독립을 해서 살고 있는 자녀가 아직 없어서 더욱 그런 것 같았습니다.

     

    캐네디언이면, 백인이면 고등학교 졸업하면 다 독립해서 집에서 나가는 시대는 옛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더 이상 그런 세상은 오지 않을 것 같은, 점점 더 힘들어 질것 같은 현실이 참 슬프네요.

     

    서로 아이들 이야기 인생 이야기 코비드 이야기로 시간이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르고 열심히 수다를 떨었습니다.

    이런 레스토랑이 좋은 이유중 하나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자리를 옮기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한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친구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 제가 좋아하는 벽난로 앞에는 손님이 바뀌었는데요.

    중년의 남자분이 혼자 와서 식사를 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나 제가 앉고 싶었던 그 벽난로 앞 자리에 앉아서 너무 덥다고 벽난로를

    꺼달라고 요청하시는 것을 보며 세상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는데요.

     

    그 자리에 앉고 싶었던 저는 타이밍이 안 맞아서 앉지를 못했는데 그곳에 앉은 분은 그 자리의 좋음을 보지 못하고 그 자리를 불편하게

    생각을 하셨으니요.  정말 딱 인생이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네요.

    이 사진을 찍고 저 벽난로는 꺼졌었네요.

    특별한 날이 아닌것 처럼 넘어가고 싶었지만 챙겨주는 사람들 덕분에 특별한 생일이 되었는데요.

    이 날을 시작으로 계속 다인아웃 밴쿠버로 식당을 가서 멋진 생일 축하를 받게 되었는데요.  간만에 지난 1년간 별로 식당을 가지 않았던

    것을 다 푼것 같은 한 주 였습니다.

     

    맛있는 맛집들이 잘 버티어 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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