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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이 왔어요~ elfin lake
    캐나다 (Canada)/산행(Hiking) 2020. 10.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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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에서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즐기고 있는데 산위는 겨울이 왔어요.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일 데이패스를 발행하며 산에 오는 사람들을 제한하던 것이 풀려서 더 늦어지기전에 얼른 엘핀호수를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별을 보러 갔던 곳인데요.

     

    급벙으로 갔던 엘핀호수 백팩캠핑

    주말에 미국에서 반가운 분들이 와서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느라 백팩캠핑을 가지 않았었는데요. 그분들이 돌아가고 나서 일요일 저녁에 무심코 페이스북의 산행페이지를 보는데 급벙 공지가

    godsetmefree.tistory.com

    백팩캠핑으로 가 봤던 곳을 가벼운 데이백을 메고 오른다고 생각하니 별로 부담은 없습니다.

    그저 주차장부터 시작된 겨울의 정취에 한껏 들뜬 산행을 했는데요.

    저와 함께 겨울 구경 하실까요?^^

    얼어붙어 가고 있는 엘핀 호수입니다.  이 예쁜 광경을 보기위해 출발~

    이른 아침인데 차들이 막혀있고 경찰차가 많이 나와있어서 자동차 타이어 검사하는구나를 알 수 있었는데요.

    사고가 났다면 엠뷸런스나 불자동차도 와 있을텐데 경찰차밖에 없다는 건 자동차 타이어 검사.

    밴쿠버에서 휘슬러쪽으로 가는 Sea to Sky 도로는 10월 1일부터 4월말까지 윈터 타이어가 필수인 곳인데요.

    도시의 겨울과 다르게 눈이 일찍 오는 외곽도로가 많다보니 이렇게 경찰들이 길을 막고 한대 한대 타이어 검사를 종종 합니다.

    자세를 낮추어 타이어의 종류를 확인하고 남은 수명도 체크하고 추운데 수고들이 많으셔요.

    물론 옆으로 걸린차들도 정차해있는데요.  걸리면 벌금이 어마어마하니 참고하셔요~

    산행을 좋아하는 저는 9월 말이면 윈터타이어로 타이어를 교체합니다.  도시에서도 비오는 날 조금 더 마음편하게 운전하니 좋아요.

    단풍을 보다가 눈꽃을 마주하니 그저 마음이 콩닥콩닥 아드레날린 뿜뿜입니다.

    하얗게 내린 눈 위로 곰 발자욱을 발견했는데 이 사인을 보니 기분이 그렇더군요.

    아직 곰이 동면을 들어가지 않은것 같은데 배가 덜 부른가 싶어서 걱정도 되네요.  얼른 많이 먹고 들어가 코 자길~~

    눈이 많이 왔지요? 아직은 스노슈즈보다는 크램폰으로 산행하기 더 좋은 듯 합니다.

    마스크가 일상화된 덕분에 화장을 안 하고 그냥 마스크로 가리고 다니는데요.  요즘 사진앱이 좋아서 화장안해도 뽀송하게 나오네요..ㅋㅋ

    날이 좋아서 인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았습니다.

    저 앞에 보이는 정상은 다이아몬드 헤드입니다.  멋지죠?

    혼자 걷다보니 귀에는 오디오북을 켜고 걸었는데요. 오늘 들었던 책은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저자 메리 파이퍼 였는데요.

    책 소개를 찾아보면 세월의 강을 항해하는 여행자에게 전하는 세심한 지도, 다정한 안내 라는 문장으로 시작을 하는데요.

    처음에 이 책을 서재에 담아두었을때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였습니다.

    그런데 들으며 올라가다보니 저자가 70대이시고 60대 이상의 여성분들의 삶을 인터뷰하신 책이더라구요.

    처음에 조금 듣다가는 그냥 40대인 저의 삶과는 너무 먼 뒤의 일인것 같아서 다른 책을 고르려고 했는데요.

    산 위에서 데이타가 안되니 다른책들은 오픈이 안되고 이 책만 밑에서부터 오픈을 했던 책이라 듣기가 가능해서 그냥 이 책을 계속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60-70대의 아침에 일어나니 어디가 아프다거나 젊어서는 쉽게 했던 일들을 하지 못하게 된 상실감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내 페이스로 걸어가는데 빠른 걸음의 20대 들이 계속 저를 추월해서 갑니다.

     

    참 기분이 묘해지더군요.

     

    나를 추월해서 씩씩하게 걸어가는 20대만 보았더라면 저들보다는 떨어지는 나의 체력에 저들과 한참 벌어지는 거리에 저의 나이에

    씁쓸해하며 살짝 기분이 다운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귀에서 계속 60-70대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렇게 멋진곳에

    제 두다리로 와서 즐기며 걷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참 감사합니다.

     

    나중에 더 나이들어 이 순간을 추억하며 살아야 할 날이 올텐데 이런 추억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지요.

     

    20대와 40대와 70대의 비교를 하며 걸었던 산행이었습니다.

    새삼 이 책을 들으며 가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요.  저를 빨리 지나가는 20대들을 보며 마냥 비참해하지는 않아도 되었으니요.

    이 책 리뷰는 나중에 다시 쓸텐데요.  정말 강추인 책입니다.

    이런 멋진 곳을 내 속도대로 즐기며 걸을 수 있다는 거 그냥 축복입니다.

    드론 금지의 푯말은 처음 본것 같은데요. 앞으로 이런 곳이 점점 많아지겠죠?

    쉘터에 도착해서 점심을 준비합니다.  점심을 먹으며 이런 경치를 바라볼 수 있다니... 이 맛에 옵니다.

    저 멋진 산이 보이시나요? 창밖의 풍경입니다.  산위에서 먹으면 다 맛있어요~

    내려오는 길에 백팩캠핑족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데이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은 날이 밝을때 내려와야 하니 보통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하는데요. 백팩 캠핑을 하는 사람들은 위에서

    자고 내려올 사람들이라 오후에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젊은 아가씨들의 백팩캠핑 준비를 보고 부러웠는데요.  날이 좋아 이밤 별이 얼마나 예쁠지 상상이 되어서 였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잠을 잘 수 있는 쉘터는 문을 닫았으니 이들은 그냥 야외 텐트캠핑을 해야 하는데요.  기온이 영하 17도입니다.

    저는 추운걸 너무 싫어해서 겨울 텐트캠핑은 도저히 하고 싶지 않은데요. 그래도 밤에 별은 보고 싶어서 이들이 참 부러웠습니다.

    저 젊음이 그리고 저렇게 함께 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부러웠네요.

    내려오니 가을 햇살에 찬란히 빛나는 바다를 만났습니다.

    이번 겨울 산행에 또 심장이 뛰기 시작하는 그런 멋진 날이었네요.

     

    겨울이 오고 있으니 그 전에 더 많이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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