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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학을 기다리는 아이...
    이런 저런 이야기 2014. 1. 1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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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아직 방학중...

    아들은 짧아진 방학에 방학이 2주도 채 남지 않았다며 잘 놀아야 한다고 흥분해서 더 열심히 놀 계획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우연히 미장원에서 아들과 같은 반 친구 엄마를 만났습니다.

    사실 지난 일년 반을 이 동네에 살면서 아들의 같은 반 친구 엄마는 물론이고 다른 학부모를 만나서 차 한잔을 마셔본적이 없었으니....

    저희가 아들이 고학년인데 전학을 와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학원을 안보내는 저로서는 동네 엄마들에게 학원 정보를 들을 것도 아니고...

    학원을 안보내는 엄마로서 다른 엄마들에게 도움을 줄 것도 없으니...

    학교는 혼자 걸어가고 학원도 안 보내니 다른 엄마를 만날 기회가 없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미장원에서 말을 트게된 엄마가 한참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들과 같은반 엄마...

    그 집 아이는 고등학교 2학년 수학을 하고 있다는 말에...

    그집 큰 아이는 토익만점에 SSAT만점인데도 한국에서 의대는 못갈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말에...

    아이들 학원 라이드때문에 엄마 아빠가 다 힘들다는 말에...

     

    그냥 풍문으로만 들었던 말들이 사실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정말 그럼 그애들은 언제 놀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전화기만 안고 있는 아들...

    뭐하니 하고 물으니..  같이 놀 수 있는 친구들을 찾는데...   없네....

    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러다 겨우 걸려온 한통의 전화...

    그나마 짧은 통화를 하던 아들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가 저의 추억을 건드렸습니다.

    "그럼 넌 개학만 기다리고 있겠네.... "

     

    통화가 끝난 아들에게 놀기로 했냐고 물어보니 그 친구도 너무 바빠서 못 논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학원이 월화수목금토일 에 아침 저녁으로 특강...  모든 과목 특강... 특히 영수과...

    그래서 그 친구가 빨리 방학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개학해서 학교가서 놀고 싶다고 했다는 겁니다...

     

    어렸을 적 저의 부모님 직업은 선생님.. 두분이 다 부부 교사라..

    제가 제일 싫어했던 것이 방학이었던 것이 기억이 났습니다.

     

    다른집 부모님들과 달리 우리가 방학이면 같이 방학을 하셔서 집에 계셨던 부모님..

    학기중에 자식들에게 신경을 못 썼다는 마음에 방학이면 두세배로 신경을 써주셨는데..

    문제는 그 모든 신경이 공부에 있으셨다는 점....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방학이면 무언가를 외우던가 다음학기의 영어와 수학을 공부하게 하셨던...

    매일 일정한 숙제를 내어 주시고 매일 확인을 하시고 잘 안되어 있으면 매를 들기를 망설이지 않으셨던 아버지..

    전 정말 방학이 싫었습니다.

    개학을 기다리며 학교에 가서 놀 날만 기다렸었죠..

     

    그러다가 개학을 해서 학교에 가면 방학동안 먼저 공부를 해 두었기에 영어와 수학은 제게 쉬운 과목이 되었고...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 놀아두지 않으면 또 방학엔 공부만 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전 학교에서는 늘 수업시간에

    딴 짓이나 하면서 열심히 노는 아이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미 방학때 공부를 해 두었던 영어와 수학을 제외하고는 모든 과목의 점수는 나쁜...  아이가 되어있었습니다.

    물론 학교를 다닐때라고 성적이 나쁘면 혼이 안 나는 것은 아니었으나 바쁘신 부모님께 짧게 혼나고 마는 것 쯤은 감수를 할 수 있었기에...

     

    요즘 선행학습을 시키고 방학때 학원을 많이 보내고 공부를 많이 시키는 집 부모님들을 보면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아..  저분들은 어렸을때 방학때 잘 노셨겠구나..  그러니 방학때 놀 시간이 없어서 개학만 기다리는 그리고 개학만 되면 학교 수업시간에는 계속 딴짓을 하고 집중을 안하는.. 그런 경험이 없으셔서 아이들을 공부를 시키시는 구나...

    라는 생각...

     

    가끔 너무 신나게 놀고 있는 아들을 보며 살짝씩 불안해 지기도 하는데요...

    지금 초6이 고2 수학을 하고 있다는데 쟤는 중학교에 들어가서 수학을 따라는 갈 수 있을까?

    이제 기초는 아예 안 가르키고 실력에 어려운 문제만 풀라고 한다는 수학을 이해는 할 수 있을 까?

    하지만 아들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초등학교 수학도 같은 상황이었을 텐데 잘 해오고 있는 것 처럼 중학교도 잘 해나갈 것이라구요...

     

    수학시간이 어떠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요...  자기반에서 그 수학시간 전에 그 이론이나 문제를 접해보지 않은 학생은 자기 밖에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선생님도 바로 몇페이지 펴서 풀어라.. 라고 하시면 아이들은

    바로 쫙쫙 풀어간다고...

    그래서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그냥 대충 눈치로 공부하고 풀어간다고...   어렵거나 힘들면 선생님 붙여줄까?  학원갈래?  하고 물어보면 한사코 사양하는 아들..  그냥 괜챦다고...  그렇게 할만 하다고 이야기 해 주네요...

     

    한번도 선행학습을 안 시켰던 아들이 선생님들께 듣는 말씀은 늘...

    "애가 수업시간에 정말 집중력이 좋아요...  "

    그럴 수 밖에... 하나도 모르는 것을 가르켜주시고 자기는 수업시간말고는 배우는곳이 없으니... 수업시간에 집중이 될 수 밖에....  수업시간에 집중하는거..  아들이 착하거나 특별해서 그런것이 아님을 잘 압니다..

    다른 시간에 충분히 놀아주니까.. 수업시간에는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을 아는 것 뿐이죠....

     

    방학때 충분히 놀았으니까 학교 다닐때는 공부를 조금은 해야한다는 것을 아는 거죠...

     

    아들이 책상에 앉았다 하면 집중력이 참 좋은 편인데... 짧은 시간 공부로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을 보면 그런것 같습니다..

    그 이유도 충분히 놀았고 이거 빨리 끝내고 또 논다는 생각이 있으니 집중력이 참 좋습니다...

     

    전 그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반론을 제기 할 엄마들이 많으시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전 동네 아줌마와 수다를 떠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에 수다를 떱니다...

     

    하실말씀들은 댓글로 달아주시길....ㅎㅎ

     

    제가 어렸을 때는 저와 같은 이유로 개학을 기다리는 아이가 몇명 안되었던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아이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  참 마음 아픕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아들은 저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에 감사해야할것입니다..

    제가 다 겪어 보았기에 그게 얼마나 싫었던 것인지 알기에 아들에게는 안 시키는 것을....ㅎㅎ

     

    즐기세요~~

     

     

     

    뉴질랜드에서 서핑을 즐기는 아들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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