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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3년생 이혼녀 미자 -3
    73년생 이혼녀 미자. 2020. 3.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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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를 끊은 후에도 여전히 설레는 마음에 한참을 그 자리에 앉아있었던 그녀였다.

    '냉정해지자. 이 나이에 이렇게 주책스럽게 감정에 따르지는 말자. 막상 만나 보면 별로 일 수도 있잖아?
    그러니 만나서 제대로 알아가기전에 생각으로 마음을 키우는 일은 하지 말자.'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 좋은 아침입니다. 잘 잤어요?"

    아침에 와 있는 그의 안부 문자에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미자였다.

    "네, 저는 잘 잤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간단하게 문자를 보내고 그가 그녀에게 지난밤 통화 후에도 여전히 관심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기쁜 그녀였다.
    아마 더 정확하게는 미혼인 그가 그녀가 아이가 있는 이혼녀라는 것을 알고도 여전히 관심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기쁜 그녀였다.

    40대 초반에 이혼을 하고 아들만 보고 키우다가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가 되어서 제대로 연애할 생각을 하게 된 그녀는 이미 40대
    후반이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아들이 있지만 18년을 전업주부로 살았던 그녀가 이혼을 하고 찾은 직장은 그 나이대의 사람의
    커리어라고 하기에는 어디 내놓기에 부끄럽다고 할 수 도 있는 일식당 종업원.
    다행히 얼굴은 어디 내놓기에 부끄럽지 않으나 다른 조건적으로는 좋은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그녀는 사람을 만나는데 있어서
    더 조심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데이팅앱에서 사진만 보고 연락하는 사람들의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문자로 하기에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라서 만나서 혹은
    통화로 미자의 모든 조건을 바로 이야기 해주는 것을 좋아했다.

    미자의 조건을 듣고 자기가 원하는 여자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쉬운일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받아들여야 하는 그녀의 삶이라는
    생각에 익숙해 지려고 하고 있었고 그녀의 조건을 듣고도 좋다는 남자는 그녀가 다시 한번 더 찬찬히 살펴보기도 했다.
    그녀가 원하는 것과 다른 것을 원하는 사람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어쩌면 그녀의 좋지 않은 조건은 되려 40대 후반의 이혼녀인 미자를 보호하는 조건이 되어 주고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녀로 하여금 더 신중하게 남자를 만나게 하였고 다른 마음을 가진 남자들을 걸러내기 쉽게 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이가 있다는 것은 저녁에는 만나지 못한다는 좋은 핑게가 되어주기도 했기에 잠자리에만 관심이 있었던 남자들은 알아서
    그녀를 거절해 주었다.
    그건 보수적인 그녀에게는 참 고마운 일이었다.
    아직은 그녀 스스로가 남자들의 관심이 순수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를 잘 분간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나이 봤어요? 왜 당신보다 나이가 많은 저한테 관심을 표하셨어요?" 라는 그녀의 질문에 그의 대답은 간단 명료했다.

    "내 나이와 비슷한 여자를 찾고 있었는데 내 나이가 있다보니 앱이 저에게 추천을 해 주는 여자들 중에 당신이 있었어요.
    그리고 당신 나이는 나보다 많지만 당신 얼굴은 다른 나이가 어린 여자들보다 훨씬 어리고 예뻐 보였어요. 물론 사진이 실물과 같다면
    말이죠."

    ㅎㅎㅎ

    사진과 실물이 같지 않은 경험을 그도 데이팅앱을 통해서 해 본적이 있었나 보다.

    다양한 앱을 통해 발달된 기술덕에 사진속의 그녀들은 혹은 그들은 실제로 만났을때 상상을 능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다.

    고맙게도 미자를 만난 남자들은 다들 사진보다 실물이 더 낫다고 이야기를 해 주었고 그것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참 고마운 일이었다.
    결혼생활 동안 예쁘다는 소리를 별로 들어본 적이 없던 그녀에게는 말이다.

    - 점심 먹었어요? 나는 샌드위치를 사려고 줄을 서 있어요.
    -네, 먹었어요. 맛있게 드세요.

    점심시간을 이용해 보내준 그의 문자를 통해 다시한번 그의 관심을 확인한 미자는 이제 그를 만나봐야 겠다고 생각을 했다.

    만나서 느낌을 확인하지 않고 이렇게 문자나 통화를 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진짜 만났을 때의 그 사람과는 다른 그녀의 상상속에서 사람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과거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그녀였고 그건 그닥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이전에 연애를 할 자신이 없었던 미자는 데이팅앱에 가입을 하기전에 한국에 있는 사람과 사랑에 빠졌던 적이 있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미자가 쓴 글을 보고 미자의 팬이되었다는 남자였다.

    너무 멀리 있어서 만나지 않아도 되기에 아들을 키우는데 집중을 하던 미자에게는 딱 좋은 조건의 남자였다.
    그는 자상했고 그와의 통화는 달콤했으며 그가 보내주는 선물들은 고마웠다.
    누가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이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는 지를 다시 알게 해준 사람이었다.
    만날 수는 없어도 같이 영상통화를 하며 같이 티브이를 보는 것 만으로도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게 해 준
    사람이었다.

    그렇게 만난적도 없던 남자와 사랑에 빠졌던 미자는 거의 8개월을 문자와 통화만으로 사랑을 키워나갔고 드디어 그 사람을 만났는데.
    만나서 너무 실망을 하며 마음 아프게 헤어져야 했었다.

    전형적인 한국남자로 담배는 하루에 한갑이 넘고 사무실에 앉아서 일만하던 그 남자는 기초체력이 약해서 한시간정도만 걸어도 앉아서 쉬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돈은 많아서 미자에게 이런 저런 선물은 많이 했지만 물질적인 것에 그닥 관심이 없는 미자에게는 그런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미자는 함께 삶을 누릴 동반자같은 연애를 하고 싶었던 것인데 그 남자와는 일상에서 많은 것을 함께 하기에는 너무도 맞지 않는 남자였다는 것을
    막상 만나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던 그녀였다.

    이혼 후 처음으로 마음을 주었던 남자였기에 그 와의 헤어짐은 더욱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남자또한 밴쿠버로 와서 직접 만난 그녀의 삶과 자신의 삶의 괴리를 느꼈던 것인지 먼저 미자의 손을 놓았고 그렇게 이혼 후 첫 연애를 아프게
    끝맺음을 했던 그녀이기에 더욱 문자와 통화를 길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미자였다.

    "우리 만날래요?"

    그날 저녁 퇴근을 하고 집에 왔다며 전화를 한 그에게 미자가 먼저 만나자는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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