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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와의 여행은 유럽말고 네팔이나 라오스로~
    이런 저런 이야기 2018. 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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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에 아들과 점심을 먹는데 아들이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지구 반대편의 가난한 나라에가서 한달정도 봉사를 하고

    오고 싶은데 괜챦아요?"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걸 아는 터라 뜬금없는 계획에 왜 그런 생각을

    하였는지 질문을 했더니 나온 대답.


    "예전에 엄마와 네팔이나 라오스를 여행하며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난하게 사는 아이들을 많이 봤었잖아요.

    그때 드는 생각도 많았고 무엇보다 내가 복받은 아이구나 하며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시 캐나다로 와서 집에 람보르기니가 2대라는 둥 페라리와

    다른차가 있다는 둥 하는 친구들과 지내다 보니 다시 제가 이렇게 누리고 사는 것들을 감사하는게 아니라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는 거 같아요.

    근데 전 엄마와의 여행을 통해 이게 얼마나 큰 특권을 누리고 산다는 것인지

    아는 사람이잖아요.

    이번 여름방학은 지구 반대편의 가난한 나라에 가서 제 힘으로 몸 쓰는 일을

    해서 그들을 도와주다 오고 싶어요.

    제가 받은 이 특권을 좀 나눠주고 오고 싶기도 하고 다시 한번 제 삶에 대해

    생각을 해 보고 감사하는 시간도 가지고 싶구요."


    오~

    생각지도 못했던 기특한 대답이 나와서 깜짝 놀랐었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졸업을 기념해서 이번 봄 방학은 유럽여행을 예약해 두었다가

    제 개인 사정으로 캔슬을 했는데도 별 말이 없던 아이였거든요.

    전 유럽을 가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친한 친구 엄마들과 이야기 해서 팀을 꾸려볼까? 하는 저의 말에

    아들은 또 제가 놀라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아니요,  엄마도 없이 친구들도 없이 저 혼자 가고 싶어요.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환경에서 제가 어떻게 잘 지내는지도 스스로를

    시험해 보고 싶기도 하구요.

    근데 그런 곳 찾아주실 수 있으실까요?"


    일단 아들이 아직은 미성년자라 이 아이를 쉽게 받아주는 곳이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찾아보겠노라고 좀 많이 덥고 지저분한 견디기 힘든 나라여도 괜챦겠냐고

    했더니 괜챦다고 합니다.


    아이의 이런 말에 걱정보다는 대견한 마음이 들었던 저.

    철없는 엄마는 아니지요? ^^


    200평 하우스에서 살다가 이혼을 한 엄마를 따라 25평 방두개짜리 아파트로

    이사를 와서도 변화된 상황을 전혀 부끄러워 하지 않고 예전 친구들을 여전히

    집으로 불러서 노는 아들.

    그 아들과 전혀 아무일 없었다는 듯 계속 같이 잘 어울리는 아들 친구들.


    주위의 부자 친구들의 자랑도 철없는 아이들의 그것으로 보아 넘길 줄 알고

    주어진 환경에 감사할 줄 아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아들은 이렇게 멋진 아이로 자라주고 있었네요.



    아이와의 여행은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잘 사는 나라의 사회와 문화를 보여

    주는 여행도 좋지만 네팔이나 라오스등 가난한 나라도 함께 보여주세요.

    이왕이면 그런 나라에서는 호텔이나 관광지에만 머물지 마시고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숙소에 머무시며 그런 곳들을 둘러보시며 그곳에서 사는 아이들의 삶을

    지켜 볼 수 있게 해 주세요.


    유럽을 보고 오는 아이와는 또 다른 훌쩍 큰 아이를 만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아이와 여행을 많이 했던 엄마로서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아이와 여행을 다녀와서 아이가 바뀌어 있거나 바로 훌륭한 생각을 할꺼라고

    기대하지 마세요.


    저도 아이가 초등학교 중학교때는 여행을 같이 많이 다니며 아들이 나중에

    이런 생각을 할 지는 몰랐었고 그때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었으니요.


    아이와 여행을 하는 여행작가의 책을 읽으며 아니 이 아이는 여행을 통해서 이런 생각을 하고 이렇게 자란다는데 내 아들은 왜~~~

    하며 머리를 쥐어 뜯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고 다시는 아들하고 여행을 안하리라

    맹세했던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으니요.


    그뒤로 이건 돈 낭비야~~  라고 주위 엄마들에게 이야기를 하곤 했었는데.


    이제 그 말들을 모두 취소합니다.


    아이에게 투자는 장기투자입니다.


    바로 결과나 변화가 보이지 않더라도 그 아이에게 좋은 투자를 해 주었을때

    그게 언제가 되었든 멋진 결과로 나타나 준다는 것을 믿으세요~~~


    역시 아이를 키우는 일은 길게 봐야 하는 일인거 같습니다. ㅎㅎ


    지금 아이가 속을 썪이고 있나요?

    길게 보시고 그냥 사랑만 해 주세요~ 

    지금 부어주신 사랑에 감사할 그날은 반드시 올꺼여요~


    아이들과의 여행을 즐기세요~



    초등학교 졸업기념으로 갔던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중의 아들.

    눈이 부셔서 눈도 못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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