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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꿈은 엄마야...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이런 저런 이야기 2017. 7. 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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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서부터 남들이 하나,둘쯤은 가지고 있는 꿈이 내게도 있었습니다.

    한번도 흔들림없이 확고했던 나의 꿈.


    나의 꿈은 좋은 엄마, 좋은 아내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동네 옆집에 누가 아이를 낳으면 가서 도와드렸고 문간방 새댁이 잠깐 시장을 다녀오셔야 한다고 해도 아기는

    제가 봐 드릴테니 잘 다녀오시라고 하고..


    그때는 요즘처럼 마트로 주문 배달을 시킬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으니 잠든 아가를 초등학생이 봐드린다고 해도

    고마워하며 맡기고 시장으로 저녁 찬거리를 사러 종종거리며 다녀오시던 시대였었으니...


    그 아기가 나의 아기라도 되는 것 처럼, 자는 내내 들여다 보고 혹여 깨면 바로 안아서 다시 재우고...

    놀아주고, 분유타서 먹여주고...


    남들은 수학을 공부하고 책을 볼때 저는 동네 아기를 봤었습니다.

    그게 내 꿈인 좋은 엄마가 되는 연습이었고 그게 나에게는 내 꿈을 향한 준비 과정 이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부부싸움을 하실때면 옆에서 내가 엄마라면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해서

    아빠를 설득하거나 이렇게 참아서 이런 싸우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보이지 말아야지 라든가

    남편을 화내게 하는 아내는 되지 말아야지 라는 일기를 쓰고 있기도 했었습니다.

    내게는 그게 좋은 아내가 되는 법을 준비하는 과정이었고 내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이었으니까요.


    남들이 니 꿈을 위해 노력하라고 너의 꿈을 찾으라고 이야기 할때 나도 늘 내 꿈은 현모양처라고 이야기 했었기에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사가 꼭 내 이야기 같았습니다.


    " 내 꿈은 엄마야, 난 소꿉놀이를 해도 늘 엄마였잖아. 

      엄마는 꿈으로 안쳐죠?  세상 사람들은 다 자기개발 해야돼? 

      니네 잘 났고 다 자기 위해서 사는데 그냥 나 하나 정도는 내 식구들을 위해서 살아도 되는 거잖아

      그거 니들보다 하나도 못난거 없잖아.... "  


    쌈, 마이웨이에 나오는 설이의 이 대사가 왜 이리 마음 아프게 와닿는 건지...


    내 꿈은 좋은 엄마, 좋은 아내가 되는 거였는데...


    이혼을 하게 되고...

    이혼을 하고 나니 

    나의 삶을 살아라라고 하고, 꿈을 찾고 자기 개발을 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라고 하는데...


    나는 그냥 좋은 엄마, 좋은 아내이고 싶었는데...


    이 대사에 마음이 아팠던 이유는 좋은 엄마에 좋은 아내는 내가 혼자 노력한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는 알아버렸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꿈이 그런거 아닌가요?


    누군가의 꿈이 대통령이라고 해서 혼자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누구나 대통령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누군가의 꿈이 아이돌이라고 해서 혼자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누구나 아이돌이 될 수 없는 것 처럼...


    좋은 엄마, 좋은 아내도 혼자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서 누구나 될 수는 없는...


    이제는 꿈이라는 것이 죽도록 노력해도 이루어 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그 꿈이 깨어진것에 대해 억울해도 하고 분해도 해보다가 가만히 생각을 하니

    나만 열심히 노력했는데 꿈이 깨어진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열심히 이런 저런 환경에서 자기들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생각해보니 나의 이혼은 그냥 그런것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깨어져 버린 그냥 다른 사람들의 그런 꿈과 같은...


    아마 이젠 꿈이라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꿈이 깨어지더라도 괜챦다 라고 이야기 해 주어야 하는 나이인것 같습니다.


    그 꿈이 깨어지고 난 뒤의 삶이 상상했던 것 보다 나쁘지 않다고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그리고 그렇게 꿈이 깨어진것 같아보여도 좋은 엄마는 되었고 여전히 될 수 있으니...

    적어도 절반의 꿈을 이룬셈.. 이거면 되지 않을까...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해 달리면 꿈을 이루지는 못해도 적어도 절반의 성공정도도 할 수 있으니

    꿈을 꾸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 것 보다는 많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해 줄 수 있는 나이...


    새로운 꿈을 꾸고 다시 시작하기에도 40대 중반의 나이도 늦지는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내 나이에 건배!


    나에게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 살았던 것이 제 인생 최고의 행운입니다 라고 이야기 해주는 아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순간입니다.


    모두 꿈을 향해 오늘도 열심히 달려보자구요~~  그게 무엇이 되었든~

    제 꿈은 오늘도 좋은 엄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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