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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버티고 있는데...
    이혼이야기 2018. 8.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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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일기장에서 가져온 글..  

    그러다 보니 말이 짧네요.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가끔 이혼을 했다는 나에게 마땅찮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을 볼때면 처음엔 무척 속이 상했었다.

    내가 어떤 삶을 어떻게 살고 어떤 마음으로 내린 결정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그런 시선을 받아내야 한다는게 많이 억울하고 분하고....   싫었다.

     

    처음에는 그래서 이혼을 했다는 것을 숨겨도 보고 이야기를 안해 보기도 하고...

    혹은 호기있게 이혼했었어요...  하고 말했다가 또 상처받아보기도 하고...

     

    여행을 준비하며 지난 여행을 되돌아보며 호주 케언즈에서 만났던 캐서린을 떠 올리고는

    문득 그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그때의 내가 딱 그랬었으니...

     

    남편의 배신으로 상처를 받아서 이혼을 하고 그 이혼의 아픔을 여행으로 풀어보고자

    스웨덴에서 호주로 배낭여행을 와 있던 캐서린

    그녀는 벌써 호주에서 배낭여행 6개월 차였다.  


    그냥 여기저기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이고 쉬고 있던 그녀.

    그때 그녀와 이야기를 하면서 내 속은 외도 그거 뭐라고 나는 몇번을 참고 있는데 너도 좀 참지...

    그걸 못하고 이혼했냐?  하면서 마냥 이혼으로 아파만 하던 그녀의 아픔에 공감을 해 주지 못했었다.

    나도 스웨덴 여행가고 싶어~  라고 했을때

    너도 이혼하고 혼자오면 언제든지 재워줄께~ 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난 이혼할 일 없으니 너네 집에서 자는 일은 없겠다 라고 말하며 연락처도 받지 않았는데...

     

    그 바로 4개월 뒤 나는 이혼을 결심했고 7개월 뒤 이혼이 끝나 있었다.

     

    불과 7개월 전에 나도 이혼 안하고 참고 사는 데...  왜 이혼을 하고 그러냐며 그녀의 아픔에 공감을 못해 주던 내가 이제는 그런 시선을 받는 사람이 되어있는 거였다.

     

    새삼 내 이혼은 나로 하여금 나의 여러 편견과 생각을 깨게 해 주는 것이었고

    간접경험과 이런 저런 것들로 잘 안되기에 직접경험으로 이해의 폭을 넓혀준것이 되었다.

     

    아픈만큼 성숙해지고 라는 말은 이래서 진리인가보다.

     

    아픈만큼 그 전에 몰랐던 혹은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된다.

    그리고 아프기 전의 나 보다는 조금 더 넓어진 이해의 마음을 가진 내가 된다.

     

    다시 캐서린을 만난다면 그때 공감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다.

    나도 버티고 있는데 너는 왜 그 정도도 참지 못하고 이혼을 했냐고 생각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사람마다 견딜 수 있는 한계치가 다르고 아픔의 경중은 없는 것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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