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 비극적인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의 사회적 기록
    책 이야기 2021. 9. 21. 06:00
    728x90

    오빠가 읽어보라고 추천을 해 주어서 읽었던 책.
    추천이 없었다면 찾아서 읽어보지는 않았을 책인데요.

    부제가 참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비극적인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의 사회적 기록.

    어쩌면 저의 이혼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쓰고 있는 저와 비슷한 이유로 쓰여진 책인것 같아서 였습니다.
    우리의 아픔의 기록을 통해 비슷한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희망을 주고 살아라고 하고 싶어서 자신의 아픔을
    후벼파면서 쓴 책, 그리고 그 쓰는 시간을 통해 오는 힐링을 느껴서 계속 쓰면서 더욱 괜찮아 졌을 증거의 책.

    작가에게 이 책을 쓸 용기와 이유를 주었던 사건이 세월호라니 우리나라에는 마음아픈 참사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이날 이때까지, 살아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오래 살아 있을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신중하게 살 걸 그랬다.

    이 말씀은 나이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하시는 말씀이니 어찌보면 인생의 명언인듯요.
    은퇴하신지 20년을 넘기신 저희 엄마도 하시는 말씀이네요. 은퇴하고 이렇게 많은 시간이 있을 줄 몰랐다고...

    사람들이 느끼는 불행의 정도는 제각기 달라서 고통에 등급을 매기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 내게어떤 불행이 가장 고통스러운지 묻는다면 아마 나는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떻게 해도 이해해볼 수 없는 불행이 진짜 불행이라고.

    어떻게 해도 이해해 볼 수 없는 불행이 진짜 불행이라는 말이 저는 그래서 그게 불행이다라고 하고 싶었네요.

    젖은 옷을 너무 오래 입고 있어 그랬나. 불안정한 상태에 그만 너무 익숙해져버렸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을 그대로 두면 안되는 이유 중 하나이지요. 학대를 받은 아이가 커서 학대받는 관계속으로 걸어가게 되는 이유도
    같은 거지요. 이혼을 하고 정말 사랑받는 연애를 하고 싶어서 노력했던 이유도 사랑을 받아 봐야 자꾸 사랑받지 못하는 관계로
    걸어들어가는 저를 막아세우고 바꿀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었는데요. 경험을 해 보니 정말 그런것 같습니다.
    젖은 옷을 너무 오래 입고 있지 마세요.

    돈을 더 벌면 꼭 하고 싶은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바로 형편이 어려운 집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어서다. 생각해 보니 경제적으로어려움을 겪는 어른들이야 어찌되었든 과거 자신들의 잘못된 결정들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지만, 그런 집에서 나고 자라는 아이들은무슨 죄인가. 그래서 나는 앞으로 여유가 생기면 형편이 어려운 집 아이들, 그 중에서도 한참 예민할 시기인 10대 아이들을 찾아도움을 주고 싶다. 급식비 지원 같은 것 말고, 최신 휴대전화나 값비싼 브랜드 운동화 같은 사치나 허영의 영역에 가까운 선물을 쥐어주고 싶다. 실제로 가난을 겪어보니, 끼니를 대충 때우는 것보다 더 참기 힘든 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독일에서 고아원에서 일한다는 여행객이 저희집에 머물다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그녀가 그러더군요. 고아들에게 줄 옷은
    꼭 메이커만 사준다고 그래서 고아원에 예산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왜 메이커만 사주냐고 했더니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라는
    아이들은 아무옷이나 입혀도 자존감이 떨어지지는 않지만 고아들은 자존감이 낮아서 옷이라도 메이커를 사주며 사회에서 주눅이
    덜 들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 였는데요. 비슷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읽으니 그녀의 이야기가 더욱 이해가 되었습니다.
    가난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이해가 쉽지 않았던 이야기 였는데 이렇게 책을 통해 이해를 돕게 되니 독서의 장점인것 같습니다.

    혼자 가는 길이 물론 편하고 좋겠지만, 여럿이 함께 걷는 일이 좀 고단하더라도 가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이제야 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작가는 외로울 일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읽으면서 마음이 기뻤던 문장이었네요.

    이제 나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의 마음을 되돌리는 게 우주 정복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안다. 또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만족할 때까지 내가 망가지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안다. 아마 여전히 나를 미워하는 이들은 내 부고 소식이나 받아보아야증오를 멈출 것이다. 더는 그들이 하는 말에 개의치 않을 생각이다. 그런 걱정 보태주지 않아도 이미 고단한 생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되어야 이런 깨닳음이 와 닿는 것이 가능한 것 같아요. 저도 저를 싫어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못참았던 시간들이
    있었는데요. 내려놓으니 쉬워졌던 내 인생.
    지금도 가끔은 누군가가 나를 미워하고 있다는 게 참 싫을 때가 있는데요.
    아들이 아빠의 면접을 거부하고 아빠의 연락을 차단한것이 저 때문일거라고 생각하는 게 참 싫다고 왜 너때문에 내가 니 아빠한테
    나쁜 사람으로 생각되어야 하느냐고 그게 참 싫다고 했더니 아들이 한마디 하네요.

    "엄마, 그게 뭐 어때서요? 아빠가 그렇게 생각하시는게 중요해요? 아무런 잘못이 없이 완벽한 인간이었던 예수님도 싫어했던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엄마를 싫어하는 사람이 좀 있는게 어때서요?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

    이젠 말로는 이길 수 없이 자란 아들이 뿌듯하면서도 버겁기도 하네요. 언제 이렇게 커버린 건지...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덤덤할 수 있는 내가 되기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빠를 듯 합니다.

    또 이 무렵부터 정신 사납던 대인관계도 단박에 정리했다. 나보다 나이가 많건 적건, 피가 섞였건 아니건, 알고 지낸 지 얼마가 되었건,그간 내쪽에서 참고 만나던 관계들을 전부 정리했다. 말하자면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던 나를 버리고,관계가 주는 스트레스를 덜 받고 싶어하는 나를 선택한 것이다.

    인생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것을 살면서 더 뼈져리게 느끼는데요. 딱 맞는 말인것 같습니다.
    관계가 주는 스트레스를 덜 받고 싶어하는 나를 선택하면 외로움도 그냥 받아들이고 좋은 사람들에게 집중하며 살면 되지요.

    어쩌면 나는 앞으로 사는 동안 내내 '사람들 힘든 이야기 많이 들어주어라. 요즘 세상에는 그게 필요하다 ' 하시는 수녀님 말씀과 '언제나 자신의 상태부터 먼저 돌보라' 는 정신과 선생의 조언 사이를 적절히 오가며 살아야 할 것이다.

    저도 종종 들었던 이야기이고 요즘도 가끔 듣는 이야기인데요. 저의 삶도 수녀님 말씀 같은 말을 하는 사람과 정신과 선생과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의 조언사이를 적절히 오가며 살아야 하는 삶입니다. 적절한 조절이 참 쉽지 않게 느껴질때가 많은데요.
    저의 경우는 참 감사하게도 주님의 음성에만 귀를 기울이면 되니 조금 쉽게 하기도 합니다.

    저를 혼자의 시간을 즐기게도 해 주시고 또 다른 사람들의 일로 바쁘게도 해 주시는 주님께 늘 감사한 마음이지요.
    그래서 혼자인 시간이 주어질 때도 또 바빠질때도 그날 그날 행복하게 사는 저의 삶이네요.

    주님의 음성을 들으며 사는 삶이 쉽지는 않은데요. 나의 생각 혹은 욕심 내려놓기가 기본으로 되어 있어야 가능한 일이어서 인듯요.
    어쩜 나의 불행들은 그 내려놓기를 못하는 나를 내려놓기 시키시는 시간들이었을 꺼라는 생각도 드네요.

    오늘 하루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혹시 불행한 하루를 보내고 계시다면 그 불행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게
    살아내 보시길요. 그럼 그 불행이 불행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니요.

    축복합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