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이런 가을 처음이네요
    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18. 11. 21. 06:00
    728x90
    이렇게 건조하고 비가 오지 않는 벤쿠버의 11월은 제 기억에는 처음인듯요.
    정말 날씨가 너무 좋은 11월을 보내고 있는데요.
    토요일 아침 떠오르는 일출을 보다가 문득 드라이브를 가고 싶어졌습니다.

    아주 오래전의 어느 가을날이 생각이 났었습니다.

    대학교 4학년 늦가을.
    졸업을 앞두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청춘의 방황으로 하루 학교 수업을
    빼먹고 평소에 늘 붙어다니는 4총사 청량리역으로 향하였었습니다.

    일단 대성리가는 기차표를 왕복으로 사고 기차시간이 촉박해서 대성리에 가서
    현금을 인출하기로 하고 일단 기차를 탔습니다.

    막상 대성리에 내려서 보니 아뿔싸!

    인근에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곳은 없고 그때는 신용카드같은 것도 없고.
    4명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도 얼마 안되는 현금.

    돌아가는 기차표를 이미 샀기에 그 시간까지 시간은 보내야 하는데
    서울과는 비교도 안되게 매섭던 그 가을의 칼바람은 또 어찌나 세게 불던지요.

    다행이 저희 4명중 1명이 시골출신이라 아이디어를 내었습니다.

    길가의 논에 추수를 마치고 쌓아두었던 볏집더미가 아주 크게 있었는데요
    그게 발효를 하며 열을 내기 때문에 거기를 조금 파고 들어가 있으면 바람도 막아주고
    따뜻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일단 얼마 없는 현금으로 소주 2병에 새우깡을 사서 볏집단이 크게 쌓여있는 논으로
    들어가 볏집단을 조금 파고 그 안에 자리 잡고 앉았습니다.

    어찌나 따스하던지요.

    다행히 가을 볕은 따사로와서 칼바람을 피하니 참 많이 따뜻했었습니다.

    거기서 4청춘 소주에 새우깡먹으며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그날의 어의없음에
    웃기도 하고 했었는데요.

    살면서 이상하게도 그때의 추억이 참 따뜻하게 뇌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문득 그런 추억 하나 더 만들고 싶어서 감사하게도 그때의 친구중 1명이 지금 
    밴쿠버에 와 있어서 그 친구에게 아침일찍 전화를 해서 당일여행을 가자고 했네요.

    그렇게 해서 만나볼 수 있었던 풍경들...


    11월에 이렇게 파란 하늘을 그것도 팸벌튼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정말 축복이었습니다.

    조프리 호수를 왔는데요.

    주차장이 이렇게 꽝꽝 얼어있더군요.

    그래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있더군요.

    조프리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호수는 이미 얼어서 그 예쁜 물빛을 볼 수 없음이 아쉽기는 했었네요.

    이곳의 여름 풍경이 궁금하신 분들은

    멋진 3개의 호수와 빙하를 만나는 조프리~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그 옛날 그 가을처럼 칼바람에 종종거렸던 친구와 친구아들~

    그래도 이렇게 눈쌓인 산도 보고

    이런 길의 드라이브는 정말 황홀했습니다.

    보통 이런 계절엔 눈이 너무 많이와서 이쪽으로는 아예 잘 안갔었는데요.

    이번엔 가뭄이 걱정이긴 하지만 정말 예쁜 늦가을을 만끽할 수 있었네요.



    돌아오는 길에 들른 휘슬러에서 좋아하는 식당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산책하다가 이렇게 멋진 개들도 구경을 하구요.

    브랜디와인 폭포에도 잠깐 들러 산책을 하였네요.

    간만에 드라이브로 정말 멋진 가을을 만끽하고 좋은 추억하나 만들었습니다.

    오래된 친구와 함께 한 시간들이라 더 좋았던 듯요.

    옆에 있는 오래된 친구와 좋은 추억 하나 만드는 하루 되시길요~^^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