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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년 만에 이혼 전에 다녔던 교회에 와서...
    이혼이야기 2022. 12.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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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편의 세번째 외도 후 다시 재 결합을 하고 잘 살아보기로 하고 돌아왔던 한국에서 8년간 온 가족이 함께 다녔던 교회.

    이혼을 하고 한동안은 한국을 방문해서도 그 교회를 찾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많은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이라 마음이 아팠거든요.

     

    코로나 이전에 한번 가 보았을 때도 여전히 마음이 아파서 예배만 보고 도망치듯 그 교회를 나와야 했었는데요.

     

    이번 방문에서는 마음이 많이 편해서 금요일 성경공부까지 찾아가 보았습니다.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않아서 정문도 잠겨있는 교회를 익숙하게 옛날에 살던 나의 집을 찾아가는 듯한 편안함으로 다른 입구를 찾아서

    들어가 불도 켜지 않은 예배당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감사 기도를 드리고 고개를 들어 예배당 구석구석을 바라보다보니 까르르 웃으며 달려가는 어린 소년이 있었습니다.

    인생의 아픔이 무엇인지, 쓰라림이 무엇인지, 배신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고 마냥 자신감에 차서 교회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나의 아들.

    그 아이가 그렇게 웃으며 달려가는 그 모습이 너무도 오래간만이고 그리워서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주르르 또 눈물이 흐르더군요.

     

    그 웃음을 지켜주고 싶었던 것인데 나는 실패를 한 것일까...

    순간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하지만 그때 주님이 저의 생각의 방향을 바꾸어 주셨습니다.

     

    "니가 그렇게 노력을 했으니 그 아이는 인생에서 그런 시간이라도 가질 수 있었던 거야.  너는 너의 최선을 다 했단다.

      그 아이도 그런 행복한 기억으로 이만큼이라도 잘 자랄 수 있었던 거 아니겠니...  "

     

    전남편의 첫번째 외도를 알고도 그 후로도 14년.  여러번의 외도를 알게 되면서도 용서하고 참고 살았던 시간들.

    그 시간이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교회 덕분이었습니다.  아니 주님 덕분이었습니다.

     

    이 교회라면 전남편이 함께 교회를 다니겠다고 해서 거의 모든 주일을 함께 교회에 나가 봉사하며 살았었는데요.

    그래서 더욱 이 교회 분들께 제가 이혼을 했다는 것을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았었네요.

    특히 매주 주일 말고 금요일 성경공부 시간에도 늘 만났던 분들께는 더 더욱...

     

    그래서 성경공부를 나오기 어려웠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사실은 전남편의 반복된 외도가 있었고 내가 용서하고 참고 살고 있었던 거라는 것을 말씀드렸는데요.

    그 이야기를 처음 듣는 분들이 너무 놀라시더군요.   너무 행복해 보이는 가정이었는데 라고 하시며...

     

    "저는 행복하게 잘 살았었어요...   어떤 환경에서든지 감사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하신 분이 주님이시고

    주님 안에서 살았기에 행복하게 잘 살았고 제가 행복했기에 아들이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다만 더는 못 하겠다 싶었던 날 이혼을 결정한 것 뿐이어요. "

     

    이혼 8년차.

     

    이제 많이 상처가 아물었나 봅니다.  이혼 전에 온 가족이 함께 다니던 교회에 왔는데도 마음이 아프지가 않네요.

    다시 편안한 옛 집에 온것 처럼 좋았습니다.

     

    이혼 후,  그렇게 시간은 가고 상처는 아물어 가고 여전히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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