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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힘들어 하는 노인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유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7. 15. 05:30
2025년 6월3일 화요일 아빠를 좀 더 오래 잘 모시기 위해 시작한 피티로 아침을 시작했다. 피티샘이 너무 바쁘신 분이라 원래 신규 회원을 가을까지는 못 받는 다고 하셨는데 치매 아빠를 간병하는 나를 특별히 받아주신거라 나에게 주신 시간이 일주일에 한번 아침 8시였다. 원래 아침형 인간인 나에게는 딱 좋은 시간. 집에서 걸어서 8분 거리의 헬스장에서 피티를 받고 9시에 집으로 돌아와 주문해 두었던 에어컨을 배달 받고 기사분들의 설치가 끝나갈 무렵 아빠가 농협을 가자고 하셔서 농협문이 닫혀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아빠를 모시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해 드렸다. 집에서는 옷을 안 입고 생활 하시는 분이라 옷을 입겠다고 하시는 것이 반가웠다. 그리고 청소하러 온 청년에게 오늘의 일거리를 알려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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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절대로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7. 11. 05:30
2025년 6월 2일의 일기아빠랑 같이 살게 되면서 처음에는 일주일에 1박 2일 혹은 2박 3일 일정으로 전국을 여행하고 다니자고 야무진 계획을 짰다. 그런데 현실의 아빠는 너무나도 빨리 무너져 내리시는 것 같다. 불과 일 이주가 지났을 뿐인데도 지금의 모습으로는 2박 3일은 불가하고 1박 2일 도 힘들어 보인다.갑자기 이렇게 안 움직이시려고 하고 못 움직이신다고? 이러다가 곧 누워서만 지내시지 않을까 겁이 난다. 망상에 대한 약이 너무 세서 그런신가 싶어서 일단 약을 다 치워봐야하나 싶기도 하다.나는 괜찮은 척, 잘 하고 있는 척을 하고 있는데 사실 문득 문득 너무 두렵다. 아빠는 괜찮으신 건가 나는 과연 아빠를 잘 모시고 있는 건가 저렇게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만 계시려고 하고 식사도 하지 않으시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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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를 처방받았습니다.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7. 8. 05:30
스페인에서 돌아온 지 며칠 되지 않아 바로 시작했던 아빠의 간병이라 안 그래도 시차적응이 힘든데 잠이 들만하면 이름을 불러 깨우시는 아버지 덕에 밤새 잠을 못 자기를 일주일을 넘기며 낮에는 낮대로 바쁘고 밤에는 밤대로 잠을 푹 못 자니 이러다간 내가 먼저 큰일이 날 것 같아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았다. 문제는 수면제는 잠을 드는 게 힘든 사람을 위한 약인데 나는 잠은 잘 드는데 잘 자고 있으면 2시간도 안 돼서 아빠가 깨운다는 것이다. 아빠가 깨우면 아빠의 말도 들어드리고 아빠의 요구도 들어드리고 나면 아빠는 다시 잠을 주무시는데 나는 그 뒤로 잠에 쉬 들지 못한다. 몇일을 밤새 다시 잠들기 위해 노력을 해 보다가 수면제를 먹어야겠다 생각을 했다. 처음에 잘때는 안 먹고 아빠가 다시 깨우시면 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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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보호자가 가져야 할 마음 가짐 중 제일 중요한 것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7. 4. 05:30
평소처럼 지하철을 타고 여의도 식당을 다녀오시는 것이 무리다 싶었던 아빠는 집에 돌아와서 그때부터 쓰러지듯 잠이 드셨고 저녁에 잠깐 일어나서 저녁을 드시고 다시 누우시는 것을 확인하고 나는 몇 달 전에 예약을 해두었던 저자 북토크를 가기 위해서 종각에 있는 북카페 오티움으로 향했다. 아빠의 간병을 하게 될 지 몰랐던 몇달 전에 예약을 해 두었던 것이기도 하고 간병과 내 삶의 밸런스를 찾아가 보기 위해서라도 가봐야 겠다 싶었다. 특히 오늘은 워낙 아빠가 지쳐서 잠드신 것으로 보여서 몇시간을 비워도 별일이 없을 것 같은 마음에 cctv로 아빠가 잘 누워계신 것을 확인하며 저녁 외출을 감행했다. cctv가 없었을 때는 아빠가 어떻게 하고 계신지 몰라서 불안해서 집을 비울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데 위치 추적기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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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변덕쟁이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7. 1. 05:30
어린 시절 우리 아빠의 별명은 폭군 네로였다. 고집 불통에 자린고비에 많은 별명을 가지고 계셨는데 좋은 의미의 별명은 하나도 없으셨던 아버지셨다. 얼마나 막무가내 당신 마음대로에 변덕이 죽 끓듯 하셨었냐면 하루는 여행을 가자고 하셔서 엄마가 새벽부터 김밥을 싸고 짐을 싸고 준비를 다 하고 온 가족이 버스를 타고도 뭔가 당신 기분에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일이 있거나 누가 말 대답을 잘 못 했다 하면 아빠는 기분 상해 하시며 그 버스가 출발하기 직전이라도 그냥 온 가족들을 다 내리게 하시고는 여행을 취소하셨다. 어린 마음에 그게 얼마나 싫고 실망스러운 일이었는지는 말할 것도 없이 그 다음은 또 어떻게 화를 내실 지 모르는 아빠가 무섭고 아빠의 그 화를 받아낼 일이 두렵기도 해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지 아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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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와 함께 살기 위한 준비물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6. 27. 05:30
집에서 치매 환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혹은 요양원에 보낸 가족들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정보도 나누는 카페에 가입을 해서 글을 읽으며 나에게 필요할 것 같은 준비물들을 준비했다. 일단 스마트 위치 추적기 이거는 혹시라도 아버지를 잃어버리게 될 경우를 생각해서 꼭 필요한 것 같아서 아버지가 항상 들고 나가시는 열쇠와 아빠 신발에다가 부착을 했다. 나는 핸드폰이 갤럭시라 갤럭시 스마트 위치 추적기를 샀는데 이건 예전에 큰 짐을 가지고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친구를 위해 가져다 줘 본적도 있어서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용한 아이템인데 치매 환자에게도 참 유용한 아이템인것 같다.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는 잃어버려서 안되는 것이 여행가방이 아닌 아빠이기에 왠지 아빠가 요즘 내 삶의 여행가방이 되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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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아빠와 두번째 여행. 경주 2박3일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6. 24. 05:17
영동으로 당일 치기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 나는 계속 세계 여행을 가자며 엉망이지만 당신의 여행가방을 싸서 현관 앞에 가져다 두시는 아빠를 보며 두번째 여행을 계획했다. 경주. 치매 아빠와의 두 번째 여행지를 경주로 정한 이유는 내가 경주에서 태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주에 아빠의 남동생인 작은 아버지가 살고 계셔서였다. 두 분은 누가 친 형제 아니랄까봐 똑같이 불같은 성격에 고집도 세시고 그러다 보니 가끔 다투셨는데 지난번 싸움은 잘은 모르지만 아주 크게 다투셨는지 그 뒤로 십여년간 서로 연락도 안하고 사시는 사이였는데 치매라는 병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나는 이 두분이 만나서 화해하는 자리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아빠는 경주에 가서 작은 아버지를 만나자는 내 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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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아빠와 첫번째 여행 - 충북 영동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6. 23. 06:00
아빠의 치매가 더 나빠지기 전에 함께 여행을 다니며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워낙에 고집불통에 폭군 네로셨던 아버지는 치매가 진행되면서 고집은 더 세지시고 함께 여행은 커녕 식사를 함께 하기에도 쉽지 않은 분이 되어버리셨다. 그나마 오빠와 아빠는 아빠의 치매가 시작하기 전에 함께 많은 여행을 하며 추억을 쌓았는데 타국에 살고 있던 나는 그런 기회를 가지지 못해서 아쉬웠다. 고집불통인 아빠가 안전하게 혼자서 잘 사시는 것만 확인을 하며 아빠의 치매가 점점 나빠지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아빠에게 망상이 시작이 되었다. 망상이 시작되고 현실을 잘 구분 못 하는 아빠는 어딘가에 누군가와 늘 대화를 하시더니 세계 여행을 가자고 하셨다. 쌓아두면 뭐 하냐며 아빠가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