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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와 내 삶의 밸런스, 캐라밸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8. 22. 05:30
2025년 6월 28일, 29일 그제부터 약을 전립선약 말고는 식사를 안 드신다. 아빠에게 전립선 약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는데 그래서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 2년 전에도 분명히 의사선생님께서 전립선 문제가 아닌 요도의 문제라고 했고 거기에 맞는 약을 찾아야 한다고 했는데 아빠는 그 말을 무시하시며 전립선 문제라고 하셨다. 의사도 아닌 당신이 왜 그렇게 전립선이 문제라고 우기시며 집착을 하시는지(그래서 치매인거겠지만 그때는 원래도 고집이 센 아빠라 그냥 아빠의 고집이 세지신거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어제는 약도 제대로 안 드시고 식사도 제대로 안 하셨다. 식사를 하자고 얘기를 해도 계속 입맛이 없으시고 배가 부르시다며 하루 종일 누워만 있는데 먹어서는 뭐 하겠냐고 하시며 식사를 거부하시고 뉴케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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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 당부 웬디 미첼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8. 19. 05:30
처음 웬디 미첼을 알게 된 것은 2020년 아빠가 경도인지장애라는 판정을 받으시고 나서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를 몰라서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며 길을 찾고 있을 때 였다. 웬디 미첼은 20년 동안 영국 국민의료 보험에서 비임상팀 팀장으로 일하던 중 2014년 7월 58세에 조기 발병 치매를 진단받았다. 사회나 병원 모두 치매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치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진단 이후에도 '삶이 있다' 는 사실을 알리는 일을 헌신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협회의 홍보 대사이며, 2019년에는 치매 연구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브레드포드대학교에서 건강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책으로 (내가 알던 그 사람) (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이 있다. 웬디 미첼의 마지막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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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 열쇠를 바꾼 날.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8. 15. 05:30
2025년 6월24일 여느때와 같이 새벽 6시 40분에 식사를 하시고 한숨을 주무신 아빠는 오전 10시경에 다시 나오시더니 밥 먹자라고 하셔서 말 없이 한 번 더 밥을 차려드렸다. 어차피 한번에 드시는 양이 많지 않으셔서 더 드시겠다는 아빠가 반가워서 식사를 다시 차려드리는 일은 문제가 안된다. 식사를 하시고 다시 들어가서 좀 쉬시다가 벌떡 일어나시더니 이제 나가서고 하셨다. 그 전날 계속 얘기하셨던 영동에 가자고 하시나보다하고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빠와의 외출 준비를 서둘렀다. 그렇게 아빠는 옷을 챙겨 입으시고 엘리베이터에서 지하 3층을 누르는 나를 보면서 지하 3층을 누르면 어떡하냐고 차로 가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셨다. 지난번에 렌트카로 영동을 갔을 때는 차가 1층에 세워져 있어서 1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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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도우미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8. 12. 05:30
2025년 6월 20일 한국이 정말 살기 편해졌다는 것을 아빠 간병을 시작하고 여러 앱을 통해 살림살이에 도움을 받으며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 이혼을 하고 내가 부러워했던 여자들은 남자가 같이 장을 보고 장바구니를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어찌보면 사소한 것이라 생각할 지 모르지만 캐나다에서 코스코에서 장을 보면 코스코 장바구니는 특히 무거워서 카트를 밀고 장을 봐서 장 본것을 집까지 옮기는 것도 나에게는 큰 일이었다. 그래서 아들을 데리고 다니기도 했고 남자친구가 생겼을 때는 남자친구가 코스코 장을 보러 같이 가주고 짐을 옮겨주는 것에 감동을 받고는 했는데 한국에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한국에는 쿠팡이 자상한 남자친구고 남편이다. 쿠팡 다음으로 좋은 앱은 가사도우미를 집으로 보내주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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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부모를 모셨던 사람이 해준 조언.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8. 8. 05:30
2025년 6월 22일 당신의 고집으로 간병인을 쫒아 내시고 주말동안 편히 쉬려고 했던 나의 계획을 방해하신 아빠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겸 나갔던 집 앞 맛집 탐방 모임에서 우연히 자기 아버지가 치매셔서 집에서 모시다가 도저히 더는 집에서 모실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서 요양원으로 모셨다가 작년에 천국으로 보내드렸다는 사람을 만났다. 나이는 나보다 10살이 어렸지만 부모님 나이 는 우리 아빠와 동갑이었던 사람은 나에게 정말 꼭 하고 싶은 조언이라면서 아버지를 집에서 내가 모실 생각만 하지 말고 좋은 요양원을 찾아서 그곳에 모시라고 했다. 요양원에서 전문적인 케어를 받으시며 아버지는 훨씬 더 행복하실 거라고 나의 욕심이 아빠를 더 불편하게 생활하고 계시게 할 수도 있는 거라며 생각의 전환을 가져보라고 조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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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아빠와 세번째 여행 with 휠체어 - 수안보 온천 1박2일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8. 5. 05:30
2025년 6월18일 19일 드디어 휠체어와 여행가기를 시도해 본 날. 집 근처 아빠가 늘 다니시던 농협 은행에서 원하는 만큼의 돈을 찾지 못한다는 것을 인지하신 아빠는 당신의 고향인 영동에 있는 농협에 가서 돈을 인출해야 한다는 스토리를 만드셨고 집착을 하시게 되었다. 영동에 있는 농협에 가서 돈을 찾자고 몇 일을 조르는 아빠를 위해 영동을 가기로 하로 렌트카를 빌렸다. 렌트카를 집에 다가 가져다 주는 서비스로 신청을 하였더니 아침에 차가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 정말 살기 편한 한국이다. 이른 새벽부터 영동을 가자고 노래를 하신 아빠를 준비를 해서 휠체어에 앉히고 아빠 무릎에 짐가방을 올리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캐나다에서 타는 내 차와 같은 SUV를 렌트를 해서 서울에서의 처음 운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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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기를 거부하는 치매 환자와 병원가기치매아빠와 함께 살아가기 2025. 8. 1. 05:30
2025년 6월 17일 아침부터 아빠는 정신을 차리시고 식사를 하시고는 영동을 가자고 하셨다. 아 오늘은 움직이는 날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매주 화요일 아침 8시 일주일에 한 번 피티 받는 약속이 있어서 아빠에게 운동을 먼저 하고 오겠다고 하고는 헬스장으로 향했다. 아빠의 보호자가 되어 긴 간병을 하게 되었을 때 제일 먼저 한 일 중에 하나는 좋은 피티 선생님을 찾는 일이었다. 내가 건강해야 오래 아빠를 잘 모실 수 있을 것 같아서 늘 마음에는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피티를 받으며 제대로 운동을 하기로 했다. 한국은 운동 열풍답게 아빠집 주위에도 온갖 종류의 운동을 가르키는 학원들은 많이 있었고 동네 주민센타 체육시설도 잘 되어 있고 아파트 단지 내에도 헬스장이 있어서 운동을 하기는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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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19코스한국(Korea)/서울 (Seoul) 2025. 7. 29. 05:30
나의 쉼을 위한 주말. 매주 토요일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둘레길을 걷기로 했습니다.비가오는 날에는 우산을 들고 나갔던 둘레길 19코스.인증앱을 깔고 인증 도장을 받아가며 걷는 재미가 쏠쏠한 서울 둘레길입니다.서울 도심에서 지하철로 쉽게 갈 수 있는 지척에 이런 멋진 산이 있다는 것은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축복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비가 와도 좋았던 둘레길 사진으로 함께 하시죠. 한국의 여름은 비가 와도 찜통 더위에 비와 함께 땀도 흐른다는 것을 체험했던 날이기도 하네요. 이렇게 더운 여름에 둘레길을 어떻게 걸을까 저도 처음에는 상상이 안되었었는데요.제가 선택한 방법은 새벽에 출발하기 입니다.원래 새벽 4시쯤에는 일어나는 사람이다보니 준비를 해서 버스를 타고 혹은 지하철을 타고 둘레길 입구에 6시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