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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래시어 릴리를 발견한 날...
    캐나다 (Canada)/산행(Hiking) 2017. 6.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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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t.Elk and Thurston Train in Chilliwak

    새로 가입한 밋업 산행그룹에서 칠리왁에 있는 엘크산과 썰스톤 트레일을 다녀왔습니다.

    여러 산행그룹에 가입을 했는데요.

    그 이유는 다들 같은 주말에 가는 코스도 더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코스를 가고 싶어서 입니다.

    그리고 큰 산행그룹이나 캠핑그룹에 저 같은 신입은 함께 산행을 할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아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고 선택을 받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니...

    일단 여기저기 이름을 다 올려놓았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 새로 시작하는 산행그룹은 아직 그렇게 알려지지 않아서 사람이 적어서

    신청하면 바로 선택이 되는 그룹이 있는 데요.  그 그룹이 바로 오늘 함께 했던 그룹...


    5명이 벤쿠버에서 차로 2시간 반을 가서 7시간의 산행을 하는 코스여서 많이 부담스럽기도 했었는데요,

    몇번을 캔슬을 한적이 있고 아직 한번도 이들과 산행을 해 본적이 없었기에 큰 마음을 먹고 참가를 하였습니다.


    아침 7시에 모이기로 한 장소까지 가기위해 점심과 간식을 싸고 이런저런 아침에 할 일을 하려고 하면 적어도 5시에는 

    일어나야 하는 스케줄이지만 워낙 아침형인간이라 부담은 없습니다.


    처음가보는 동네에 조심스레 차를 주차하고 카풀로 함께 가기위해 약속한 장소에 도착을 하였는데요

    조금 있으니 온라인으로 사진에서 얼굴을 익힌 사람이 다가와서 인사를 합니다.

    "너, 미리니?"   "그래~"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고 전해들은 이야기가 반가운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아침에 리더가 아파서 오늘 산행 캔슬했고 몇명은 가기로 해서 오늘은 내차로 우리끼리 가자..."

    오늘 처음 만난 하워드는 친절히 설명을 해 주었고 하워드의 차를 본 나는 얼굴이 약간 굳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우디 스포츠카....


    엄마를 닮아서 차 멀미를 하는 제가 제일 싫어하는 차가 스포츠카이거든요.

    결혼전 몇명의 남성들이 저의 관심을 끌고자 스포츠카를 타고 나와서 태워준적이 있었고...

    그때 스포츠카를 처음 타본 저는 바로 10분도 못가서 "차 세워주세요~~~" 를 외치고는 낯선 거리에서

    내려서 치밀어 오르는 구토증상을 꾹꾹 누르며 숨을 골라야 했었거든요.


    그 뒤로 스포츠카는 근처에도 안갔는데...

    오늘 왕복 5시간을 가야하는 산행에 내가 카풀을 해야 하는 차가 스포츠카라니....

    그렇다고 내 차로 제가 운전을 하고 카풀을 하기에는 7시간의 산행뒤에 해야하는 2시간반의 운전이 자신이 없고,

    이런걸 진퇴양난이라고 하나봅니다.


    내가 그렇게 고민을 하는 동안 하워드는 오늘의 다른 동행인 사샤를 픽업하러 가기로 하고 일단 하워드의

    차에 타고 근처 사샤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중간에 커피도 주문을 해두고...

    커피없이 하루를 시작할 수 없다는 하워드는 처음 온 동네를 이리 저리 잘도 스타벅스를 찾아내고...

    가서 주문하는 것이 더 빨랐을 것 같았던 온라인 주문으로 주문해두었던 커피를 찾아왔습니다.


    사샤네 집을 가는 동안 내려야 했던 나의 결론은 나 이차로 산행 못갈것 같은데... 였습니다.

    사샤네 집에서 사샤와 처음 인사를 하고 어제 사랑니 4개를 뺏지만 너네와 산행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인사하는 어린 사샤를 보며 차마 나 오늘 캔슬할께.. 라는 말이 안 나왔습니다.


    그래서 일단 너무 멀지 않은 차로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칠리왁은 엘크산을 가기로 하고

    저도 오늘 어렸을 적 부터의 나의 두려움의 대상중 하나였던 스포츠카를 제거해보는 시도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50대 후반의 하워드와 20살의 사샤를 둘만 산에 보내기가 미안하기도 하고 사샤를 보호해야 할것 같은

    엄마닭의 보호본능이 작용을 하는 듯 했었습니다.  

    하워드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사샤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지만 왠지 여기서 내가 캔슬하고 집에가면

    안될것 같은 느낌...


    결론적으론 저에게 너무도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 준 느낌이었습니다.


    일단 고속도로에 들어서서 너무도 배려 운전을 해주는 하워드의 운전에서 멀미가 전혀 나지 않는

    나 자신을 발견하며 기분좋은 산행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글래시어 릴리, 빙하 백합인데요.  이 글래시어 릴리를 발견한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저희가 선택한 산은 엘크산의 코스로 총 16키로의 산행이었는데요. 산행의 시작점에 이렇게 안내문이

    잘 되어 있으니 먼저 안내문을 확인하고 코스를 한번 보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칠리왁에서 라마를 다 만나네요~~  이 동네에 알파카도 있다는데.... ㅎㅎ

    라마와 알파카보러 페루 안가도 되는 .. 왠지 저 눈덮인 산의 배경과 함께 페루 갔았던...

    처음 가 본 동네에서 참 평안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엘크산행 가는 초입으로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라마~



    아침 9시전에 도착을 했는데 이미 차들이 많이 주차가 되어 있습니다.

    유명한 곳이었나봐요~^^



    긴 산행이 부담이라 가방의 무게를 줄인다고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아서 대신 핸드폰으로 열심히 찎었습니다.

    느낌이 정말 잘 느껴지시나요?

    이 숲속 오솔길의 느낌...



    빽빽히 들어찬 숲길이 피톤치트, 피톤치트 합니다~^^



    이런 숲길은 언제 걸어도 행복입니다...



    오늘의 산행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던 20살 사샤.

    8살에 러시아에서 이민을 온 러시아아이로 현재 대학에서 환경학을 전공하고 있고 식물과 꽃에 관심이 

    많고 사진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고 한창 인생에 고민이 많은 아이였는데요.

    사샤 덕분에 산행에서 야생화의 이름을 알게되고 식물과 나무에 대해 더 알게 되었었지요.

    물론 처음에 이렇게 사진을 찍는다고 계속 시간을 지체하는 것에 약간 불만이었는데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상황은 그냥 즐기자 쪽이라 그냥 함께 즐겼습니다~^^

    그래서 사샤덕에 글래시어 릴리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나중에 발견해서 너무 좋았었네요.


    50대 후반의 자기 사업체를 가지고 있는 하워드는 18살 23살의 두딸들과 사랑스런 부인을 두고 있는 

    아주 멋진 분이셨는데요. (차에서 이동하는 시간에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지요...^^)

    인생의 모토가 나는 행복한 삶을 산다.  이라서 정말 열심히 멋지게 사시는 분.

    25년전에 남아프리카에서 이민을 온 남아프리카분으로 처음 바닥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올라온

    이민자의 삶에 대해 너무 잘 아시는 분이라 사샤의 질문들에 대답을 많이 해 주셨네요.

    폴란드에서 이민온지 얼마 안된 남자친구가 있는 사샤는 그 남자친구가 벤쿠버 생활을 힘들어 하며 우울해해서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워드에게 많은 질문을 했고 딸처럼 사샤에게 정말 설명을 잘 해주는

    하워드를 보면서 오빠생각이 나기도 했네요.


    비행기 운전 자격증도 있어서 몇년은 매 주말 비행기를 몰러 다녔고, 익스트림 크로스 스키에 한창 빠져 있는 요즘은

    60세 생일 기념으로 러시아에서 있는 익스트림 크로스 컨트리 스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겨우내내 주말마다 스키장에

    가서 살았다는 하워드...

    여행도 많이 다니고 오토바이로 프랑스인가 어디 세계적으로 위험한 오토바이 대회에 4번 출전해서 한번 완주의

    경력도 가지고 있고 사진이 취미여서 사진도 잘 찍는...


    계속 사샤에게 노출은 어떻게 조리개는 어떻게 하면서 어찌나 열정적으로 사진학 강의를 해주는지....

    내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도대체 산행은 언제 시작할런지.. 하는 초반에 약간의 짜증을

    불러오기도 했었던 하워드.  ㅋㅋ


    결과적으로 정말 사샤와 하워드와 했던 산행을 그렇게 까지 즐기게 될 줄은 몰랐었네요.

    일요일 산행이라 교회를 빼먹고 가는 것에 대해 정말 큰 부담이 가기도 했던 산행이었는데

    주님은 이렇게 또 저를 축복해 주셨습니다.


    사샤와 하워드는 거의 매주 산행을 몇년째 해온 사람들이라 많은 트레일을 갔던 사람이고 나는 초보...

    그렇게 많은 산행을 해본 하워드의 이야기가 참 이해가 가고 인상적이었는데요...

    "BC주의 산들은 트레일 들은 대부분이 비슷해서 자꾸 다니다보면 사실 어디든 거기가 거기 같아보여

    더 이상의 흥미가 없어지는데 이렇게 사진을 찍거나 사샤처럼 식물이나 야생화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과

    다니다보면 여러번 갔었던 트레일이라도 다른 시선이나 앵글로 보게 되니 다시 산행이 재미있어져.

    특히 이렇게 모르는 사람과 혹은 다른 문화의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면 더 산행이

    풍부해지지.  그래서 나는 밋업을 참 좋아해... "


    사진에 입문을 하면 자꾸 비싼 카메라에 욕심을 낼까봐 포토그래피의 세계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하는 저에게 " 사진은 장비가 아니라 그 사람의 시각의 예술이야.  니가 어떤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지를

    나타내는데는 좋은 장비가 필요한게 아니거든.  멋진 장비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니가 핸드폰으로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도 있는거야.  밋업에 사진클럽이 있는데 한번 나가봐. 사진에 대해 정말 새로운 시각과

    많은 정보를 배울 수 있는 그리고 살고 있는 동네를 색다른 시선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될꺼야.

    비싸지도 않아.  모임 한번에 30불인데 그 동네의 역사나 건물에 대해 잘 아는 가이드와 사진 전문가가 함께

    진행을 해서 정말 알찬 모임이야.  물론 신청을 해도 뽑히기가 쉽진 않긴 하지만.... "


    오...  정말 솔깃한 정보를 얻기도 했습니다.

    역시 멋진일들은 집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렇게 사진을 찍으며 이야기를 하며 천천히 산을 오르다 제가 하워드와 이야기 하는 사이 앞서 가던 사샤가

    뒤를 돌며 제게 솔방울을 하나 줍니다.

    이게 무슨 솔방울이게?

    솔.방.울.   

    그냥 그렇게 대답을 하는 제게 자기가 가져온 솔방울에 대한 책자를 내밀며 질문들을 쏟아냅니다.

    만져보니 느낌이 어때? 어떤 모양인거 같어? 니가 평소에 많이 본 솔방울이야?  이 책자에서 이름을 한번 찾아봐...

    아니, 이건 무슨 숲 해설수업을 들어온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찾아본 솔방울의 이름....ㅎㅎ  더글라스 퍼 라네요.   잘했다는 칭찬을 받으며....


    영어라는 언어가 가진 매력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그게 뭐냐면 존대말이 없다는 거죠...  존대말이 없으니 20대와 60대도 친구처럼 이야기하고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60대가 인생을 논하는데 20대도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피력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그렇게 서로를 그럴 수도 있겠다

    로 이해하고 알아가게 하는 언어가 영어구나....


    20살의 사샤와 40대 중반의 저 50대 후반의 하워드가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였네요.

    서로의 나이와 경험에서 오는 연륜은 존중하되 젊음의 패기또한 받아줄 수 있는...

    이래서 밋업이 참 좋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며 제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듯요.



    그렇게 걷고 걸어서 도착한 첫번째 전망대.

    사람들이 간식을 먹거나 점심을 먹는 곳이어서 어김없이 다람쥐들이 바쁘게 돌아다닙니다.



    참 다양한 연령대에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올라왔네요~



    첫번째 전망대에서 간식을 먹고 쉬다가 다시 산등성이를 타고 계속 걷는 구간에서 만난 야생화꽃밭~~~

    정말 꽃밭에 앉아서...  라는 노래를 계속 흥얼거릴만큼 황홀한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니 사샤가 그러더군요.

    "이제 시작이어요.. 7,8월이면 얼마나 많이 피는데요... 좋은 코스들도 많고..  다 같이가요~"

    나야 완전 쌩유지~~~   이번 여름은 많은 야생화들을 만날 기대에 벌써 행복해집니다.

    사샤와 함께라면 이름도 더 많이 알게 되겠지요? ㅎㅎ



    패랭이 꽃밭도 이쁘고...

    고도가 높아서 다들 바닥에 딱 붙어서 자라고 있는 것이 너무 예쁩니다.



    그렇게 계속 걷다보면 6월인데도 이렇게 눈이 남아있는 코스를 만납니다.

    이럴때 필요한 것이 스파이크이지요.  

    밑은 그렇게 더운데 이 산위에서는 어찌나 추운지.. 여벌로 가져온 오리털 패딩까지 꺼내서 껴 입었습니다.



    여기서 한 발자욱만 더 뒤로 가 보세요~ 하면 안되겠죠?  ㅎㅎ

    정말 정상에서 만나는 경치는 이맛에 여기까지 올라오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20살 사샤가 처음으로 불피우는 것에 성공한 날이기도 하구요~^^

    산 정상에서 모닥불이라니...  이 산은 캠핑이 허가가 된 곳이라.

    나중에 백팩캠핑으로 와서 하룻밤 자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네요.

    아침에 해돗이가 정말 멋있을 듯요~

    지난 밤에 캠핑을 하고 내려가는 커플들도 몇 만났었거든요...  ㅎㅎ



    처음에 사샤가 들고온 책자를 보다가 제가 찎었던 꽃이 글래시어 릴리.

    난 이꽃이 보고 싶어...  했었는데 정말 발견했습니다~

    전체 8시간 산행에 딱 한군데에서 발견을 했네요.

    보고싶다는 건 다 보여주시는 주님께 다시한번 감사~^^


    무신론자인 하워드와 러시아정교회에서 자란 사샤와 주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시간도 참 좋았네요.


    산행으로 만나는 캐나다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됩니다~^^


    오늘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하워드의 이야기중에 기억에 남는 한 이야기가

    하워드의 친구가 48살에 간암이 발견되어서 49살에 죽었는데 정말 온갖 스포츠에 사업에 열심히 살고

    멋진 사람이었다고.  근데 간암이라는 거 알고 수술이 더 이상 안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집을 팔고

    시골로 온 가족이 들어가서 친구들과의 모든 연락을 끊고 그냥 가족끼리의 단란을 시간을 보내었는데

    그 친구가 하고 싶어했던 것중 하나가 멕시코에서 캐나다까지 트레킹 트레일 4개월이 걸리는 그 트레일을 

    아들과 가족들과 함께 했고 그 트레킹을 끝내고 한달 뒤에 죽었다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오늘 하루 더 행복하세요...  우리의 오늘은 그 많은 멋진 사람들이 그토록 가지고 싶어했던 내일입니다.

    그들을 대신해서라도 더 멋지게 살아내자구요.  오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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