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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쁜 캐나다 가을 산책
    캐나다 (Canada)/광역벤쿠버 즐기기 (Vancouver) 2018. 11.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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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을 가거나 숲을 산책할때는 딱히
    가을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데요
    늘 초록초록의 나무들이라 그런데요.

    동네 산책을 할때면 완연한 가을의 색에
    아니 이미 저 만치 달려가고 있는 가을의
    끝을 조금은 붙잡고 즐길 수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비가오더니 마침 날이
    좋은 주말 얼른 밖으로 나갔습니다.

    초록의 풀밭위에 떨어진 노란 은행잎에
    그 뒤로 빨간 단풍에 파아란 하늘,

    어느 화가가 그려도 이보다 더 멋지게
    그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사진을 찍던 순간의 제 마음은
    정말 많이 슬펐습니다.
    한국을 가기 직전에 받았던 전화 한통.

    저와 오랜 우정을 나누고 계시는 셰릴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전화를
    남편분인 데릭할아버지한테 전화를 받았었는데요.
    위암말기.
    위암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바로 말기이야기를 들으신거라 82세의 연세에
    수술은 안하시겠다고 하고 다른 치료를 알아본다고 하셨었는데요.

    할머니가 입원하고 계신 그나마 건강하셨을 때의 모습을 보고 한국으로 가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한국 갔다와서 연락을 드리겠노라고 했었는데.

    한국에서 돌아와서 연락을 드리니 전화를 안받으셔서 메세지를 남겼는데,
    그 다음날 데릭 할아버지가 전화를 주신 바로 이날.
    전날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전해주셨습니다.

    전화를 받고 잠깐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할머니는 제가 울고 있기 보다는 이 아름다운 날을 즐기기를 바라실것 같아서 산책을 했습니다.

    할머니 돌아가시기전에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리며...

    다시한번 오늘이 왔을때 오늘이 왔음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가끔 그냥 보는 풍경보다 사진이 더 멋지게 나오는 날이 있는데 이날이
    그랬던 듯요.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라는 말이 참 와닿는 날이었습니다.

    바닥에 낙엽들도 예쁘고

    땅 밑에 튤립과 히야신스 수선화등 구근들을 심어두었으니 그들이 겨우내
    열심히 살아내고 나올 수 있도록 흙을 파헤치지 말아달라는 안내문이 새삼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집에 있는 구근들을 심을때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 또 한 계절이 가고 새로운 계절이 오고 또 봄이 오겠지요.

    이제 넉넉한 품과 인자하신 웃음으로 저를 반겨주시던 셔릴 할머니는 뵐 수 없지만
    할머니가 예수님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계실꺼란 생각에 안도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더 이상 아프지 않으셔도 좋고...

    다만 할머니와 62년의 결혼생활을 하신 16살부터 함께 지내셨던 데릭 할아버지의
    허전함이 상상이 가지 않아서 걱정이긴 하지만..  가끔 찾아뵈야겠지요.

    할머니가 천국에서 편히 쉬시고 계실꺼라는 생각에 나중에 천국에서 다시 만날 희망에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이 새삼 감사합니다.

    이런 희망 가지고 살게 해 주셔서...
    조금은 덜 슬프게 해 주셔서...

    아름다운 가을을 즐기시길요...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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