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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웃들의 사랑으로 완성된 도토리묵 한그릇.
    캐나다 (Canada)/캐나다에선 뭐해먹지? 도시락포함 (what to eat) 2017. 7.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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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쿠버에서 살다보면 6월은 이별의 계절입니다.

    아이들의 학년이 끝나는 시기여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엄마들이 많아서 인데요.

    오늘 어느 엄마가 이런 질문을 하시더군요.


    "이렇게 정붙이고 지내다가 돌아가면 허전하지 않으세요?  "


    ㅎㅎ 제게도 허전하고 힘들어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외국인 교회를 다닐때,  이곳과는 반대의 상황으로 한국에 주재원으로 혹은 군부대 발령으로 일년이나

    이년 계약으로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나오는 교회라 6월이면 계약을 종료하고 자국으로 돌아가는 친구들이 

    많았었는데요.


    처음에 한국에 와서 문화도 낯설고 한국어도 모르고 해서 많이 도와주고 통역해주며 서울구경 시켜주고

    시장같이 다니며 친해졌다가 이별을 고하고 다시 새로운 가족들을 맞이하고 보내고...

    쉽지는 않았었습니다.


    6년쯤 되었을때는 정말 딱 그만하고 싶더라구요.


    여전히 교회에 새로운 외국인 가족이 오면 사람들은 쉽게 저를 찾아가라고 도와줄꺼라고 했고

    그렇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도와줬지만 처음처럼 제가 먼저 다가가서 도와줄까? 라고는 안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이별에 지쳤나 보다.. 했었는데요.


    인터내셔널 사역을 하시는 분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던 것도 그때였던것 같습니다.


    내가 받은 사랑이 너무 커서 나누고 싶었던 건데..  어느덧 내 마음이 들어가서 버거워하고 있더라구요.

    그렇게 8년의 한국생활을 마치고 와서 밴쿠버에서 살면서 이젠 한국에서 일,이년 조기유학 오는 엄마들을

    도와줍니다.  더 많이 쓰는 언어가 바뀌었다뿐 그닥 바뀐것이 없는 6월이면 예정된 이별을 맞이하는 만남...


    그 만남들에 지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싶어서...

    그 마음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만남들에서 받는 사랑이 너무 크기도 하구요.


    이제 다음달이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한 엄마가 요즘 계속 도토리묵을 쑵니다.

    계속 저어가며 쑤어야하는 묵이 쉽지는 않을 텐데...

    감사의 표시로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자 쑨다는 묵이 그 엄마의 정성이 듬뿍 담긴것 같아서 받을때마다

    기분이 참 좋습니다.


    그럼 그렇게 여기저기에서 받은 사랑으로 완성된 한그릇의 도토리묵 만들어 보실까요? 


    재료: 도토리묵, 집에 있는 채소, 양념간장



    그냥 이것 저것 다 썰어넣고 비벼주면 끝~ 참 간단하죠~



    도토리묵도 이렇게 숟가락으로 듬성듬성 떠서 그릇에 담고~



    베란다 텃밭에서 쑥갖에 상추, 깻잎, 파를 따와서 가위로 성큼성큼 짤라서 넣어주고

    이웃이 자기도 얻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나누어 본다며 가져다준 다른 사람 텃밭에서 자란 파프리카와 오이도

    대충대충 썰어 넣어주고


    간장에 식초 메이플시럽에 파 송송 썰어넣고 잘 저어서 참기름에 깨소금 뿌려 

    모든 재료가 들어간 그릇에 휘이이 휘이이 돌려가며 잘 뿌려줍니다.


    그렇게 한그릇을 들고 베란다에 앉아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떠오른 달을 바라보며 한그릇을 먹으니

    그들의 사랑이 온몸에 건강건강으로 들어오는 기분입니다.


    이렇게 또 받은 사랑으로 나눠주며 살고 있습니다.


    받은 사랑이 더 커서 흘러 넘치는 아주 편안한 삶...

    제가 하는게 아니니까요....ㅎㅎ


    오늘 하루 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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