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동네 아이 돌봐주기
    카테고리 없음 2018. 9. 3. 06:00
    728x90

    까톡

    아침에 밴쿠버 싱글맘들의 단체톡방에 톡이 떴습니다.

    "오늘 일하러 가야하는데 깜박하고 아들을 맡길곳을 안 찾아뒀어요~ 어쩌요~ "

    캐나다는 만 12살 미만의 아이는 혼자 집에 두면 안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쉽게

    아이를 집에 두고 출근을 하던 엄마들이 제일 당황스러워 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아직은 방학중이라 만 10세 되신 아이 엄마의 톡.

    바쁜 일상중에 이런 저런 일들이 생기게 마련이지요.

    그러다 보면 흔히 일어날 수 있는 하지만 그리 흔히 일어나지는 않는 일.

    마침 제가 일을 쉬는 날이어서 내가 봐줄께~  하고 톡을 보내었습니다.

    그리곤 아이를 보러 갔지요.

    10살짜리 아이를 보는 일은 아주 쉽습니다.

    그냥 제가 좋아하는 것을 아이와 같이 해도 되요~^^

    제가 쉬는 날이라 하려고 했던 것을 아이와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이 폭포가 있는 트레일을 걷기로 한 것인데요.

    한시간의 트래킹을 열심히 잘 따라와준 아이의 설정샷~

    열심히 걸어가서 만나는 폭포가 참 예쁜 트레일입니다.  이름하여 크리스탈 폭포.

    저희 동네에 있는 이 강은 가을이면 연어들이 올라오는 강인데요.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강을 거슬러 힘차레 오르는 연어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심이 그닥 깊지가 않은 강이라 연어들이 참 힘겹게 올라가곤 하는데요.

    중간에 수명을 다하여 목적지 까지 다다르지 못하고 죽어있는 연어들의 사체를 많이

    발견하게 되기도 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강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햇살이 좋은 날의 트래킹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이제 연어가 올라오는 가을이면 곰도 만날텐데요.

    서로가 조심하겠지요?^^

    물이 너무 맑죠?  집 옆에 있는 강의 물이 이렇게 맑은 것에 참 감사합니다.

    오늘의 사진 주인공이 되어준 아이.

    한국에서 갖 온 아이였다면 이렇게 걸으라고 하면 힘들어 했을텐데요.

    캐나다 온지 1년이 넘은 아이라 2시간의 산길도 이 정도 쯤이야 하며 잘 걷습니다.

    한마디 불평도 없이 걷는 아이가 귀엽기만 하네요.

    가면서 끝말잊기도 해 가며~

    이 나무는 볼때마다 대단해요. 엄청 큰 나무가 속이 다 타고 죽었는데도 안 넘어가는 것이

    참 뿌리의 힘이 느껴진다는...

    우리끼리만 걸었다면 아이가 투정을 부릴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이 트래일은 가족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라 저 앞에 가족처럼 어린 아이들도 많이

    걷고 있어서 10살 오빠도 아무런 투정이 없었네요.

    가방을 메고 가는 엄마들을 보며 가볍게 물병하나만 들고온 저는 새삼 옛날 생각이 

    났었습니다.

    아이가 어릴때는 간식에 점심에 응급처치용 밴드나 약도 들고 다니고 물병에 물티슈에

    준비해서 다녀야 할게 많으니 작은 백팩은 필수였는데요.

    아이가 10살만 되어도 가볍게 2시간 걷고 집에 갈꺼라 물병 하나만 들고 가면 되니

    가방을 따로 들 필요도 없습니다.

    가다보면 이렇게 작은 계곡도 건너구요.

    참 재미가 있는 트래일입니다.

    우리 앞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뛰어가던 아이가 넘어져서 아이의 엄마가 가방을 열었습니다.

    여러가지 응급약품을 꺼내서 처치를 해주고 밴드를 붙여주고...

    저 나이때의 저의 무릎도 상처딱지가 없는 날이 별로 없었던 듯요.

    그렇게 한시간쯤 걸으면 만나게 되는 크리스탈 폭포.

    멍하니 폭포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앉아있어도 기분이 참 좋습니다.

    나이 먹어서도 이 동네에서 살고 싶은데요.

    군데 군데 산책길도 좋아서 딱 좋을 듯요.

    정말 좋은 곳에 산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며 주님께 감사드렸네요.

    폭포 옆으로 폭포위로 올라가 볼 수 있는 길이 있는데요.

    약간 험하긴 해도 재미있어서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 할때는 같이 하자고 하기가 쉬운듯요~

    특히 어린 여자애가 올라가는 것을 보며 10살 오빠도 그냥 올라가네요..ㅎㅎ

    나무의 뿌리가 예술입니다.

    폭포위의 작은 선녀탕.

    돌아오는 길에 정말 작지만 예뻤던 길가에 핀 야생화도 만나고.

    점심은 동네에 맛있는 짬뽕집으로 갔었습니다.

    점심을 먹고는 집에 가서 서로 좋아하는 책을 읽다가 낮잠도 자고.

    그러고 있으니 아이 엄마가 맛있는 걸 사들고 퇴근을 했네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나의 하루였는데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하루이기도 하였다는 

    것이 왠지 1석2조의 뿌듯함을 주는 하루였습니다.

    당신의 하루도 그러하길요~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