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건
간만에 타는 스키가 힘들다고 했더니 아들이 폴대를 끌어서 리프트까지 데려다 주네요.
어려서는 차가운 기운만 느껴져도 스키장의 오픈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때도 있었는데 말이지요. 스위스 알프스로 여름 스키를 타러 갔다 올 정도로 좋아했던 스키를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스키에 대한 열정이 한번에 식었었습니다.
혹시라도 내가 다치면 이 어린애를 누가 책임질까 하는 생각이 많았던지 그냥 스키를 타고 싶다는 마음 자체가 안 생겼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스키를 탄것이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스키를 가르켜야 겠다 생각을 했을 때. 개인 강습비도 비싸고 아이 스키를 가르킬만큼은 저도 스키를 잘 타서 안전하게 내가 아이 스키를 가르켜야 겠다 생각을 했을때 다시 스키를 타게 되었습니다.그리고 어린 아들을 잡아주고 넘어지면 일으켜가며 스키를 가르켰었는데요.
스키장에서 이렇게 어린이의 스키를 가르키는 부모를 보며 옛날 생각이 났었습니다.
세월의 무상함도 함께 느끼고 말이지요.
그때는 이렇게 내가 잡아주고 끌어주고 했었는데 이제는 간만에 스키타서 힘들다고 했더니 아들이 끌어주네요.
저의 폴대를 잡고 저를 끌고 가는 듬직한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왠지 마음이 울컥해 지더군요.
아이를 키운다는게 이런건가 봅니다. 마냥 내 보호아래에서 내가 보살펴주고 보호해야 하는 존재인줄 알았는데 어느새 제 키를 훌쩍 넘겨 커서는 이렇게 엄마를 챙겨주는 모습에 새삼 감동받는...
어린이 스키를 가르키는 이곳 부모를 보며 새삼 어린이를 한국에서 키우는 것과 캐나다에서 키우는 것의 차이를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아들이 어릴때 스키를 가르켰을때 한국에서 살때였는데요.한국 스키장은 특히 초보 슬로프는 굉장히 사람들도 많고 무작정 와서 부딪히는 사람도 많아서 아이를 가르킬때 저는 폴대로 가리켰는데요. 누가 와서 부딪힐까봐도 조심하면서 그래서 저 사진속 아이처럼 어릴때는 가르킬 생각도 안했었는데요. 캐나다 스키장은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슬로프에 사람도 별로 없어서 부모가 아이에게 스키를 가르키기에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 같은데요. 그건 스키만이 아니라 그냥 아이를 키우는 일에도 그런것 같습니다. 주위에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그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많으니요.
작은 땅덩이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부딪히며 살아가는 곳이다 보니 경쟁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저는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갔으면 좋겠습니다.
유대인 사람들처럼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난 한국사람들.
외국에서 실력과 능력을 키워서 한국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도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일듯요.
아이를 키우는 스트레스를 덜 받아도 된다는 점에서는 개인을 위해서도 좋은 일입니다.
쉽지 않은 길을 힘들지만 가는 이유는 그 길의 끝이 가져다 주는 보상때문이 아닐런지요.
다들 2020년 쉽지 않은 힘들길을 열심히 가셔서 멋진 보상을 받는 한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이렇게 멋진 눈덮힌 산들을 구경하고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