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발리 - 우붓

비오는 발리 우붓에서

하늘은혜 2025. 2. 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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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4주 여행을 마치고 발리를 들러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표를 예약했을 때만해도 발리에서의 별다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한국으로 오나 발리를 들러서 2주 정도 시간을 보내고 오나 비행기표의 가격이 같다는 것을 발견하고 즉흥적으로 선택한 여행이었다.
 
무엇보다 추운 겨울을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나라에서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결정을 하였을 여행.
 
그 여행에 또 다른 변수를 가져온 것은 이브였다.
 
2022년 터키여행에서 만나서 인연을 이어오고 있던 이브.
늘 언니와 다시한번 여행하고 싶어요라고 말을 하던 이브에게 발리를 간다고 하니 덜컥 발리행 비행기표를 예약했어요 하고 톡을 보내주던 그녀.
 
늘 혼자하던 여행이 스리랑카는 오빠랑 하게 되었는데 발리까지 아는 동생과 하게 되다니 살짝 긴장이 되었었다.
 
남 눈치보고 챙기느라 바쁜 나의 성격때문에 혼자 하는 여행을 좋아하는 나인데 이브와의 발리 괜찮을까 하고...
 
그런 걱정이 괜한 기우였음을 마음이 잘 맞는 사람과의 여행은 혼자하는 여행보다 훨씬 풍성할 수 있음을 다시한번
깨닳게 해 준것이 이브와의 발리여행이었다.

https://youtu.be/xsZwVsl33vs?si=zP2vGxAQGIolTaKL


비오는 날 우붓에서 산책길에 이런 사진을 건질 수 있었던 것도 이브 덕분이었다.
발리의 우기는 비가 짧아서 여행이 괜찮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우붓에서 이렇게 심한 비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었다.  일기 예보에 비가 그칠꺼라는 말만 믿고 며칠 있어본 우붓의 빗줄기는 낮에는 그닥 길게 가는 비는 아니었기에 이날은 방심을 했었더랬다.  날이 좋아서 이쁜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를 기대하며 입고나간 선드레스는 비에 홀딱 젖어서 다리에 감겨오고 있었다.
그래도 마냥 좋았던 비오는 날의 산책은 이브와 함께여서 였던 것 같기도 하다.
둘다 비를 흠뻑 맞고도 깔깔거리며 웃으며 산책을 할 수 있는 성격들이어 이었던 것 같다.
이 산책길의 끝에서 만난 힘들게 예약해 두었던 이쁜 마사지 샵에 대한 기대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살짝 걱정을 하고 있던 이브와의 여행의 마음의 찌꺼기를 날리도록 해 주었던 우붓의 리조트 내방.
나보다 더 많은 여행을 한 이브에게 발리 숙소 예약을 맡겨두었었는데 이렇게 좋은 방은 하룻밤에 4만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잡아둔 것을 보며 이브의 능력에 기대가도 되겠다는 기쁨에 다른 걱정은 다 날라가 버렸던 첫날 찍어두었던 사진.
이 방에서 6일을 머물렀기에 머무는 하루하루가 힐링이었다.

내 방 바로 앞 수영장 그리고 그 옆이 식당.
아침마다 훌륭한 조식 뷔페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1박에 4만원도 안되던 방값은 무려 조식포함이었다.
관광객 바가지가 심하던 스리랑카 이후에 왔던 곳이라 더욱 좋고 행복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방에서 창문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힐링 그 자체였다.

우붓에서 제일 유명한 스파중에 하나.
바로 옆에 논뷰가 너무도 근사한 곳에서 아주 시원하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어서 비오는 날의 긴 산책이 전혀 불평스럽지가 않았다.

저 여기 발리에요.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사진도 이브가 찍어준 것이다.
식성도 그닥 까다로울 것이 없어서 마사지를 받은 후 우붓에서 제일 좋은 비건 레스토랑에서 함께 밥을 먹으면서도 행복했다. 
 
"언니, 동남아 여행은 앞으로 나랑 다녀요~ "  라는 이브의 말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서로 이쁜 사진을 찍어주고 같이 다니며 택시비를 나누어 내고 방을 같이 쓰기에 좋은 방을 적은 고민으로 서스름없이 잡을 수 있어서 이브는 참 좋은 여행파트너였다.
 
왠지 2025년은 여자 혼자 다니는 배낭여행이 아닌 좋은 친구와 함께 하는 자유 배낭여행이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