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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업주부로 살다 이혼을 하고 보니...
    이런 저런 이야기 2017. 12.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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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업주부로 살다가 이혼을 하고 보니 삶이 녹록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18년을 전업주부로 살았으니 경력의 단절은 말할것 도 없거니와

    내가 제일 잘 하고 살았던 일의 전문성을 송두리째 묵살당하는 느낌입니다.


    전업주부로 살때는 살림과 아이를 키우고 남편을 보필하고 시댁일들을 챙기고

    친정을 챙기고  주위를 챙기며 자원봉사를 하는 일이 당연히 나의 일이었고

    그 일에서 의미를 찾고 보람을 느끼며 잘하는 일이 있다고 뿌듯해 하며 살았는데


    이혼을 하고 보니 졸지에 백수가 된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업주부일때와의 일상이 그리 크게 변한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식사를 준비하고 아들의 도시락을 싸고 아들을 깨워서 학교에 보내고 집안청소를 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인터넷 카페 활동을 하고 자원봉사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하는 일은 이혼전과 후가 그리 달라진 것이 없는데...


    이혼을 하고 난 후의 나는 전업주부가 아닌 백수입니다.


    전업주부는 생활비를 달달이 받는 사람이다보니 내가 했던 모든 활동에 대한 댓가를 생활비라는 것으로 보상을 받는 것 같았는데 (비록 내 마음대로 한푼 쓸 수 없었던 돈이기는 하나 그래도 받는 돈이 있었는데)


    이혼을 하고 난 후의 일상은 같은데 그냥 은행에 저축해 두었던 돈을 야금야금 갈아먹으며 생활을 하다보니 이건 영락없는 백수입니다.


    전업주부일때 내 일에서 의미와 보람과 자부심을 가졌다고 한다면

    똑 같은 일을 하면서도 왜 이리 그냥 백수라는 자격지심만 생기는 건지...


    일자리를 찾으려고 알아보다 보면 과거에 잘나갔던 그런 일자리로의 복귀는 꿈도 못꿈니다.


    그리고 아직은 엄마의 자리라 아이가 학교에 간 동안의 파트타임자리를 찾다보니

    가능한 자리라고는 마트나 식당.


    무엇보다 내가 잘 하고 잘 했던 일들에 대한 자긍심이 이혼을 했다는 사실 하나로

    없어진것 같은 지난 18년 도대체 난 뭐하고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제일 안타까운 일입니다.


    예전엔 아이를 어떻게 키워라 남편은 어떻게 보필하라 내조란 이런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런것에 노하우가 많은 사람이었고 그런 이야기 하면서 내가 전업주부라는 것에 자긍심이 높은 사람이었는데.


    이혼을 하고 나니 꼭 주식시장에서 잘 나가던 펀드매니져였는데 한방에 관리하던 주식 다 날리고 길거리에 나 앉은 조기퇴직 당한 사람같은 기분입니다.

    더이상 잘했던 주식에 대해 이야기 하기에 명분이 안서는 것 같은...


    그닥 좋지는 않은 기분.


    빨리 나 스스로를 더 세워줘야 할듯요...


    2017년의 마지막 금요일이네요.

    다들 마무리 잘 하시며 불금을 즐기셔요~~

    2018년에 다들 더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시길요~

    자존감도 더 세우는 2018년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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