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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당한 무관심이 필요한 사이...
    이런 저런 이야기 2018. 1.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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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봄에 한창 예쁜 튤립들을 이쁘게 즐겼었습니다.

    그리고 튤립의 계절이 지나서 뿌리들을 정리해서 말려두었었는데요.


    하우스에서 살때는 그냥 정원이라서 이런 일들을 하지는 않았었습니다.

    튤립이 다 피고 나면 잘라주고 그럼 뿌리들은 그냥 그 땅에서 잘 지내다가 

    다음해 봄이면 또 신기하게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그냥 그런 식물이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아파트로 이사를 와서는 그냥 튤립의 뿌리들을 놔둘 정원이 없는 관계로

    튤립들이 살고 있던 화분은 이제 다른 여름꽃들을 심어야 하는 관계로 정리를

    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구근을 말려본것은 처음이었는데요.


    그렇게 통풍이 잘 통하는 그물망에 구근들을 넣어두고 베란다 한구석에 놓아두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지난 늦가을 문득 생각이 나서 비어있는 간이 정원에

    구근들을 심어보았습니다.


    간간이 비도 들이치는 곳에 있는 스티로폼 상자로 만든 간이 정원이라 물도 안주고

    사실 완전히 잊어버리고 살고 있었는데요.


    문득 문득 과연 저 튤립들이 싹을 틔워줄까 궁금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뭔가를 해 줄 것도 없고 추워서 베란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없고 해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요.


    오늘 우연히 베란다에 나갔다가 쏘오옥~  하고 싹을 틔운 튤립들을 만났습니다.


    우와아~~~~~~


    순간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요.


    정말 아무런 관심도 안주고 물도 안주고 그냥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내옆에서 힘내서 자신의 할일을 하고 있었다니..

    너무 대견하고 반갑고 고맙고...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아마 니가 신경을 안 써서 겨울 잘 보내고 싹을 틔우고 있는 걸꺼야.

    만약 니가 신경쓴다고 물주고 이리저리 했으면 그리 잘 살지 못했을 수도 있을꺼야..."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가끔 부모님의, 가족들의, 혹은 연인의 지나친 관심으로 관계가 틀어지기도 하잖아요.

    적당한 무관심이 좋을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고 새벽에 일어나는 스타일인데요.

    이것이 아들에게 좀 더 무관심해지고 싶어서 선택한 생활방식이기도 하거든요.

    컴퓨터게임에 빠져있는 고2 아들을 지켜보는 일은 쉬운일이 아니고..

    내가 잔소리를 한다고 해서 바뀔것도 아니라면 그냥 놔두는게 좋을꺼라는 생각에

    아예 아이가 컴퓨터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제가 잠을 자고 아이가 자는 시간에 일어나

    활동을 하는데요.   아이나 저나 서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아이도 저 튤립들처럼 자신의 할일은 또 알아서 잘 하고 있다는 것을 성적표로

    보여주니..  계속 이럴 수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싹이 올라오는 것을 발견해서 너무 행복한 하루입니다.

    이 행복의 기운이 여러분들께도 전해지시길요~


    요즘 한국은 정말 많이 춥다면서요,  그래도 봄은 오고 있다는 말씀 전하고 싶었네요.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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